‘용규놀이·실책성 수비’ 한화 이용규, 팀을 들었다 놨다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한화 이글스 이용규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한화는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멀티히트를 작성한 이용규가 수비에서 범한 실책성 플레이는 ‘옥에 티’였다.

이용규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2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한화는 심수창의 호투, 양성우의 적시타 등을 묶어 10-9로 승리했다.

공격에서는 이용규의 진가가 발휘됐다. 한화가 2-3으로 뒤진 채 맞이한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용규는 볼카운트 2-1에서 이른바 ‘용규놀이’를 시전했다. 장원준의 공을 7개 연속 파울로 연결한 것. 이미 4회말까지 88개의 공을 던진 장원준이 이후 뿌릴 코스는 더더욱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용규는 장원준의 11구(118km 커브)를 공략,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이후에는 장점 가운데 하나인 기동력까지 뽐냈다. 이용규는 송광민의 중전안타 때 과감하게 3루까지 노렸다. 이용규였기에 가능했던 베이스 러닝. 이용규는 간발의 차로 세이프됐고, 덕분에 송광민도 2루에 안착할 수 있었다.

무사 1, 2루와 무사 2, 3루는 천지차이다. 한화는 이용규 덕분에 이후 팀 배팅을 통해 전세를 뒤집었다. 김태균이 이용규를 불러들이는 희생플라이를 때렸고, 그 사이 3루를 밟은 송광민은 2사 1, 3루서 나온 폭투까지 더해 득점에 성공했다.

한화는 이어 6~7회초에도 꾸준히 득점을 쌓으며 오재일의 홈런, 류지혁의 적시타 등을 앞세운 두산의 추격을 힘겹게 따돌렸다.

다만, 수비에서는 이용규답지 못한 장면이 연달아 연출됐다. 이용규는 한화가 9-5로 쫓긴 7회말 1사 상황서 민병헌의 중전안타를 뒤로 빠뜨렸다. 단타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는 3루타로 둔갑했고, 한화는 이후 2점차까지 쫓기는 등 진땀을 훔쳤다.

이용규는 더불어 7회말 2사 상황서 에반스의 평범한 외야 플라이를 놓쳐 2루타를 내줬다. 두 장면 모두 안타로 기록됐지만,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이용규가 범한 실책성 플레이였다는 점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공교롭게도 한화가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는 득점도 이용규에 의해 나왔다. 이용규는 9-7로 맞이한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3루타를 때렸고, 송광민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한편, 원정 3연전에 나서기 전까지 두산전 7연패에 시달렸던 한화는 4연승을 질주, 두산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최근 7차례 치른 시리즈 가운데 6번째 위닝시리즈.

덕분에 한화는 6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고, 5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는 2경기가 유지됐다. 4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도 2.5경기에 불과하다. 한화의 중위권 도약. 결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이용규.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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