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OUT·홍성흔 IN, 두산 위기대처 방법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위기다.

7월 내내 투타밸런스가 급격히 흔들렸다. 타자들의 숨 고르기는 예견됐다. 시즌 초반 너무 잘 나갔다. 문제는 타선 침체가 불안한 마운드와 결합, 팀 전력 사이클의 터닝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펜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현승과 정재훈 의존도가 높고, 6월 이후 급격히 흔들린다. 심지어 리그 최고를 자랑하던 선발진에도 균열이 생겼다. 5선발 허준혁은 부진 끝에 이탈했다. 김태형 감독은 안규영을 대체자로 지명했다. 그러나 29일 잠실 한화전서 제구난조로 조기에 강판됐다. 안규영은 다음 선발등판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즉, 5선발을 두고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1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등에 담 증세로 1군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현 시점에선 열흘만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화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니퍼트는 과거에도 등 부상 경력이 있다.

타선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데다 선발진이 흔들린다. 고질적인 약점인 불펜은 안정감을 찾지 못한다. 이길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30일 잠실 한화전서 패배할 경우 시즌 첫 4연패에 빠진다. 2위 NC에 어느덧 2.5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다.

▲니퍼트 OUT

니퍼트는 담 증세지만, 사실은 경미한 등 근육통이다. 병원 검진 결과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때문에 김태형 감독은 열흘 후 복귀를 내다보고 있다. 다만 니퍼트의 공백을 두 차례 정도 메울 대체 선발투수는 필요하다. 이 부분은 5선발과는 별개의 문제다.

김 감독은 "진야곱, 이현호 등 왼손투수들을 선발로 기용할 생각도 있다"라고 했다. 두 투수는 지난해에도 니퍼트의 공백을 임시로 메운 바 있다. 다만, 그럴 경우 자연스럽게 불펜에 균열이 생긴다. 이현호의 경우 최근 윤명준과 함께 6~7회 리드 시점에 등판하는 경우가 잦다. 이현호가 선발로 나선다면 이 역할을 해낼 또 다른 카드를 찾아야 한다. 왼손투수는 아니지만, 일단 사이드암 김성배 영입으로 급한 불을 껐다. 불펜 운용을 감안하면 롱 릴리프로 뛰는 진야곱의 선발 등판 가능성도 열려있다. 다만 진야곱은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니퍼트 자리가 불안해지면서 5선발이 빠르게 정착될 필요성도 커졌다. 김 감독은 안규영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도 있다. 또 다른 선발후보 고원준이 최근 팔 상태가 썩 좋지 않아 퓨처스에서도 등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여의치 않을 경우 허준혁에게 다시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다. 이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시즌 막판 선두다툼에도 미묘하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홍성흔 IN

그래도 희망요소가 있다. 베테랑 홍성흔의 1군 복귀다. 홍성흔은 후반기가 시작된 19일 잠실 삼성전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 및 동행해왔다. 종아리, 햄스트링 등 부상에선 완벽히 회복됐다. 그동안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했다. 몸이 더 굵어졌다.

김 감독이 홍성흔을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1군에 가세시킨 이유가 있다. 특유의 리더십으로 최근 흔들리는 팀을 다잡아달라는 의도다. 홍성흔은 영리하다. 자신이 나서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잘 안다. 묵묵히 뒤에서 자기 할 일을 하되, 결정적일 때 후배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 김태형 감독의 현역 시절과 흡사하다.

그런 홍성흔이 실질적으로 전력에 도움이 된다면 두산으로선 더 바랄 게 없다. 김 감독은 "대타든 지명타자든 상황에 맞게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침체된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카드다. 물론 니퍼트가 돌아오면 다시 말소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까지라도 결정적일 때 한 방을 치면 된다. 그럴 경우 가라앉은 팀 사기는 확실히 올라간다. 일단 29일 잠실 한화전서는 9회말 끝내기 상황서 대타로 등장,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니퍼트(위), 홍성흔(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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