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스 잃은 KB, 누구에게 보상받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구에게, 어떻게 보상받을까.

KB는 황당하다. 외국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선발한 키아 스톡스를 2016-2017시즌에 활용하지 못한다. 스톡스는 최근 KB와 WKBL에 다음 시즌 중국리그에서 뛰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고 통보했다.

졸지에 KB는 외국선수 한 명을 잃었다. 단순히 선수 한 명이 빠져나간 게 아니다. KB는 올 시즌 스톡스를 메인 외국선수로 쓰려고 했다. 골밑 세로수비가 검증된 스톡스를 믿고 외곽에서 강력한 풀코트 프레스로 박신자컵서 히트를 치며 우승을 차지, 새 시즌 돌풍을 예고한 상태였다. 그러나 스톡스가 빠져나가면서 시즌 플랜을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할 입장이다.

▲에이전트가 문제다

한 농구관계자는 "스톡스는 본래 중국 진출로 마음이 굳어있었다"라고 했다. 중국리그에서 WKBL보다 높은 몸값을 책정, 스톡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문제는 에이전트의 이해할 수 없는 대응이다. 스톡스는 일찌감치 농구관계자들에게 WKBL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스톡스의 중국리그 계약이 틀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 WKBL 드래프트에 참가하되 중국과 계약이 완료되면 WKBL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 애당초 WKBL을 일종의 보험으로 생각했다. 중국 진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KB서 뛰면 된다고 계산했다.

이 부분은 문제가 있다. 스톡스는 지난 시즌 삼성생명에서 탁월한 림 보호능력으로 호평 받았다. WKBL 드래프트에 또 참가할 경우 1라운드 지명은 당연했다. 결국 에이전트가 이 부분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디로 WKBL을 무시했다. KB는 1라운드 외국선수를 2라운드 외국선수가 다 뽑힌 뒤 다시 뽑아야 하는 불이익을 당했다. 사실상 2라운드 선수 2명으로 시즌을 치른다. 이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지지 못한다.

▲강력한 페널티가 필요하다

구단의 지명을 받은 외국선수가 실제로 팀에 합류하지 않거나 갑작스럽게 팀을 떠날 경우 WKBL이 내릴 수 있는 징계는 해당 선수 5년 자격정지, 해당 에이전트의 경우 WKBL 구단들과의 영업을 제한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실효성이 떨어진다. 스톡스의 경우 어차피 미국 여자농구가 주목하는 차세대 센터다. 5년간 WKBL에서 뛰지 못한다고 해서 스톡스가 직접적으로 손해를 보는 건 별로 없다. WNBA 비 시즌에 굳이 WKBL에 뛰지 않더라도 중국 등 아르바이트를 할 리그는 있다. 지금보다 기량이 더 좋아질 여지도 있다. 그럴 경우 타 리그서 서로 모셔가려고 할 게 자명하다. 에이전트 역시 약간의 손해를 보겠지만, 스톡스같은 고객과 함께한다면 아주 큰 타격을 받지는 않는다. 스톡스 에이전트는 일찌감치 이런 부분까지 계산하고 움직였다고 봐야 한다. 다만 스톡스의 국내 업무를 담당했던 에이전트의 경우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더 강력한 페널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어차피 WKBL은 외국선수 제도를 자유계약제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매년 WKBL이 데려올 수 있는 최상위 클래스, 즉 WNBA 식스맨급 선수들을 데려오는 마당에 자유계약제를 실시할 경우 몸값만 더 올라간다.

결국 WKBL와 계약을 맺은 외국선수가 중국 등 타 리그로 진출할 수 없도록 제도적으로 원천봉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쉽지 않겠지만, 중국리그와 일종의 신사협정을 맺을 필요가 있다. 이미 한 번 계약을 맺은 외국선수를 타 리그에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도의적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스톡스 케이스가 몇 차례 있었다. WKBL로선 리그의 위상이 달린 문제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스톡스(위), 스톡스를 지명했던 KB 안덕수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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