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안타’ 삼성 이승엽, 여전히 뜨거운 푸른사자의 심장

[마이데일리 = 대구 장은상 기자] ‘꾸준함’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타자다.

이승엽은 지난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9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팀의 뼈아픈 역전패 속에서도 위안거리는 베테랑의 꾸준한 활약이었다.

이날 이승엽은 5회말 자신의 세 번째 타석에서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 14년 연속 100안타 라는 대기록의 금자탑을 쌓았다. KBO 역대 3번째 기록, 앞서 이 기록을 달성한 타자는 양준혁과 박한이 밖에 없다.

두 타자 모두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타자들이지만 기록으로만 따질 때 이승엽의 100안타는 순도 자체가 다르다. 이승엽은 2004년 일본리그로 진출하면서 국내 무대를 8년 간 떠났다. 2012년 다시 국내에 복귀 했을 때 나이는 서른일곱. 야구선수로는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였다.

그러나 이승엽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거웠다. 2012년 3할 타율을 유지하며 150안타를 쳤고, 이후 올해까지 4년 동안 매 해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현재도 이승엽에게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승엽이 팀 핵심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대기록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승엽은 현재 팀 동료 최형우의 부상으로 4번타자 역할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 중심타선 중에서도 중책을 맡았지만 부담감을 이겨내며 활약 중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이승엽의 4번타자 타율은 0.304다. 홈런 2개를 포함해 7타점을 올리며 팀 타선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중심을 잡아주니 앞뒤 타선까지 힘을 내고 있다. 3번 타순의 구자욱과 5번의 아롬 발디리스도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구자욱-이승엽-발디리스로 이어지는 삼성의 클린업 트리오는 최근 팀 득점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선수 생활 막바지에도 팀 ‘중심’이자 ‘심장’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시작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모습인 이승엽이 이후에는 또 어떤 역사를 써내려 갈지 주목된다.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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