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포' 넥센 윤석민, 친정팀 두산 울리는 4번 타자

[마이데일리 = 고척돔 고동현 기자] 올해는 다른 듯 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친정팀을 울렸다.

윤석민(넥센 히어로즈)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만루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윤석민은 2004년 프로 데뷔 후 2013년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바로 두산. 하지만 오랜 기간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다. 2012년 4번 타자로 나서며 10개의 홈런을 날리기도 했지만 그 뿐이었다.

윤석민은 2013년 11월 장민석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야구 인생 전환점을 마련했다. 넥센에서도 곧바로 팀의 주축이 된 것은 아니지만 매년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108경기에 나서 타율 .294 14홈런 71타점 54득점을 기록,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커리어 하이'는 올시즌 종료 뒤 바뀔 듯 하다. 윤석민은 박병호, 유한준 등 기존 선수들이 빠진 넥센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다. 이날 전까지 50경기에 나서 타율 .343 12홈런 40타점 46득점을 남겼다.

나날이 향상되는 시즌 성적과 달리 친정팀 두산과의 상대전적은 반대 곡선을 그렸다. 윤석민은 2014년과 2015년 두산을 상대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14년에는 두산전에 11경기 나서 타율 .353(34타수 12안타) 1홈런 9타점을 기록했으며 2015년에도 14경기에서 타율 .396(48타수 19안타) 3홈런 1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반면 올시즌에는 이날 전까지 3경기에서 타율 .167(12타수 2안타) 2타점에 그쳤다. 전날 경기에서도 병살타 2개 포함,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날은 달랐다. 출발부터 좋았다. 윤석민은 첫 타석에서 유희관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안타를 날렸다. 두 번째 타석은 유희관의 체인지업에 속으며 삼진.

세 번째 타석이 하이라이트였다. 윤석민은 팀이 5-4로 근소하게 앞선 4회말 무사 만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 두 번째 투수 조승수와 상대한 윤석민은 131km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5-4 접전으로 진행되던 경기를 넥센쪽으로 기울게 한 한 방이었다. 넥센도 윤석민의 만루홈런이 없었다면 이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윤석민 개인적으로는 통산 2번째 만루홈런이었다. 첫 번째도 역시 두산전이었다. 2014년 4월 1일 목동 두산전에서 6회 홍상삼을 상대로 중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윤석민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날리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올시즌 두산전 부진을 단번에 날리며 친정팀의 연승에 제동을 건 윤석민이다.

[넥센 윤석민.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