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설희의 신호등] 파일럿 대란 SBS, 위기보단 기회다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가 파일럿 대란 속에서 위기보다 기회를 엿보고 있다.

최근 SBS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기존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종영하는 선택을 했다. 이와 함께 예능 및 교양에서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정규 편성 프로그램의 대대적 개편을 시작했다.

앞서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가 종영됐고, '신의 목소리', '스타킹'이 줄줄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포맷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파일럿 프로그램 중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을 정규편성해 종영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이 줄줄이 종영되는 모습은 SBS의 위기를 드러내는 듯 했다. 물론 '런닝맨', '동물농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장수 예능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세 프로그램이 동시에 종영하는 것은 확실히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안정돼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영과 함께 일어난 파일럿 대란은 사실 위기보다 기회다. 시청자와 함께 가야 하는 것이 방송의 미덕. SBS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다소 위기로 보일 수 있더라도 전체를 흔드는 대범함으로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려 하는 것.

그 결과, SBS가 연이어 선보이는 파일럿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꽃놀이패'는 비교체험 여행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줬고, '미운 우리 새끼' 역시 리얼리티와 토크를 오가며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디스코'는 화제성을 책임지며 SBS의 대표 토크쇼 탄생을 기대하게 했고, '상속자' 역시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평을 얻으며 호평을 받았다.

현재 SBS는 김구라, 최기환을 MC로 내세운 '맨 인 블랙박스' 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황. '맨 인 블랙박스'는 기존 모닝와이드 속 코너로 방송되고 있는 '블랙박스로 본 세상'의 단독 편성 버전으로 8월 중 방송될 예정이다.

파일럿 대란 속에서 SBS는 위기보다 기회를 엿봤다. 과감한 종영 선택과 함께 선보인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이 파일럿 프로그램들의 정규 편성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SBS가 기회를 거머쥐고 다시 안정 궤도로 들어설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 = SBS 제공,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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