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밝힌 '좀비'의 모든 것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대한민국 첫 좀비영화."

20일 개봉한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제작 영화사 레드피터 배급 NEW)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한국 정서에,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좀비를 엮어만든 국내 첫 좀비물은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5일 기준 600만 관객을 거뜬히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개봉 후 600만을 돌파한 시점에, '부산행' 연상호 감독에게 극 중 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좀비들에 대해 물었다. 극 안에는 100여 명의 좀비들이 등장했다.

- 국내 첫 좀비물이다. 시작하기에 어려움, 두려움은 없었나?

"좀비라는 소재 자체가 사실 위험 부담이 있다. 투입한 예산도 적지 않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전체적으로 다 처음해보는 장르였다."

- 한국형 좀비는 '좀비도 빠르다'라는 반응도 있는데?

"(웃음) 빠른 좀비는 이미 영화 '58일후'(2003, 감독 대니 보일), '새벽의 저주'(04, 감독 잭 스나이더) 등이 나와있었다. 난 좀비 영화를 마니아처럼 찾아보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좀비 영화가 '새벽의 저주'였다."

- 빠른 좀비, 감염이 느린 좀비 등 여러 좀비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난 '부산행'이 좀비영화로서 클래식하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좀비영화들 자체가 감염의 원인을 보여주지 않는다든가,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런 것들이 좀비 영화의 클래식이다. 빠른 템포로 바뀌기는했지만 클래식한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아주 기본적인, 물리면 감염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좀비의 매력 자체가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라는 큰 공포가 있지 않나. 그래서 좀비 장르가 파생적으로 특이한 좀비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좀비 연기를 한 배우가 100명이었다는데?

"엑스트라, 단역 좀비 역할을 한 분들이 정말 많았다. 100여명 중 50명 정도가 트레이닝이 된 좀비였다. 아무래도 좀비영화다 보니까 초반에는 특수분장을 어떻게 해서 좀비를 표현할 것인지가 중요했다. 처음에 콘셉트를 잡기 위해서 최초 트레이닝을 했던 배우는 여승무원(우도임)과 남승무원(한성수)였다. 두 배우는 2~3개월 정도 좀비 몸짓을 연습했다. 초반에 나오는 심은경은 2주 정도 연습을 했는데, 등장하는 것에 맞춰서 집중적으로 연습을 했다. 좀비들의 열연이 삭제된 부분이 몇 장면 있는데 아쉽기도 하다."

- 100여명 모두가 전문 배우였나?

"그렇다. 일반인 분들, 보조출연자 분들은 없었다. 대부분 다 연기를 하셨던 분이었다. '부산행'이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군중극이다보니, 열차에 계속 같이 타있는 분들이 다 연기가 돼야 했다. 열차의 승객들, 좀비 역할을 하는 분들도 다 배우였다. 연극이나 단편영화를 하셨던 분들이었다."

- '속초행'을 시작으로 여러 패러디가 나왔는데?

"확실히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다보니까 재미있는 패러디물을 올리더라.(웃음) '속초행'도 봤고 '결혼행', '퇴근행' 등 많이 봤다. 한국에 좀비를 가져다놓으니까 재미있는 소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 가파른 흥행질주에 대한 소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직은 조심스럽기도 하고 스코어를 확인하면서 또 내가 경험이 처음이다보니까 지금 얼마나 잘되고 있는건지, 첫날 87만명이라는 관객수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든다. 무대인사를 다니면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데 함성이 정말 커서, 배우들에게 원래 이렇게 반응이 크냐고 물었는데 아닐 때도 있다고 하더라. 잘 되고 있구나 싶다.(웃음)"

[연상호 감독.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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