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준 공백 무색’ SK 김동엽, 또 다른 스타 탄생?

[마이데일리 = 대전 최창환 기자] SK 와이번스 김동엽이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지닌 에릭 서캠프를 무너뜨렸다. 최승준이 부상으로 이탈한 와중에 나온 활약이었기에 더욱 고무적이었다.

김동엽은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스리런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SK는 덕분에 9-4로 승, 2연승을 질주했다.

김동엽은 득점권 찬스에서 연달아 진가를 발휘했다. SK가 0-1로 뒤진 2회초 1사 1, 2루가 첫 번째 장면이었다. 김동엽은 볼카운트 1-1에서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서캠프의 직구를 과감하게 노렸다. 이는 비거리 115m의 스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김동엽의 KBO리그 데뷔 첫 홈런이자 이날의 결승타였다.

김동엽은 이어 쐐기타까지 터뜨렸다. SK가 3-1로 앞선 6회초 2사 2, 3루. 김동엽은 서캠프와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0-2에 몰렸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3구를 공략,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때린 것. 김동엽에 의한, 김동엽을 위한 경기였다.

SK는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던 최승준이 무릎부상을 입어 약 두 달 이상 자리를 비우게 됐다.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김동엽은 SK의 기대에 부응했다. 비록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서 타율 .267에 그쳤지만, 한화를 상대로 데뷔 첫 타점과 홈런을 기록하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한화, 현대에서 프로선수로 뛴 김상국의 아들 김동엽은 천안북일고 졸업 후인 지난 2009년 계약금 55만 달러(약 6억원)를 받으며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지만,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으로 건너간 직후 어깨수술을 받는 등 불운이 계속됐다.

김동엽은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서 단 16차례 타석에 섰다. 대타자원이었고,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터였다.

하지만 한화전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겨 앞으로 보다 많은 기회를 받을 여건을 스스로 만들었다. 남은 건 ‘반짝’이 아닌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동엽은 계속해서 최승준의 공백을 메우며 깜짝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김동엽.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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