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찾아온 고비…선발 줄부상·두산 공포증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중위권 도약을 위해 분투하던 한화가 고비를 맞았다. 선발투수들이 줄 부상을 입은 가운데 맞대결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 팀을 상대로 원정 3연전까지 치르게 됐다.

한화 이글스는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서 37승 47패 3무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주말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인 5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3연전에서 2연패를 당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는 완승(8-1)을 거둬 최악만큼은 면했다.

한화와 6위 KIA 타이거즈의 승차는 1경기, 5위 롯데와의 승차는 4경기다. 여전히 추격권이지만, 10위 kt 위즈와의 승차도 2.5경기에 불과해 한화로선 자칫하면 다시 하위권으로 추락할 수 있는 갈림길에 놓여있다.

중위권 도약을 위해 중대한 시기지만, 한화 마운드에는 악재가 쌓였다. 하위타선에서 큰 힘을 실어준 하주석의 복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은 반갑지만, 최근 3일 사이 선발투수가 2명이나 부상을 입었다.

송은범이 어깨근육 부상을 입어 지난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이튿날에는 윤규진마저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2군으로 내려갔다.

한화로선 컨디션이 상승곡선을 그리던 송은범의 이탈이 특히 아쉬울 터. 송은범은 지난 21일 kt와의 홈경기에서 4이닝 2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지만, 승리투수 요건을 눈앞에 두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이 폭발력을 뽐내 정확히 한 달만의 승리를 챙길 수 있는 기회였지만, 스스로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윤규진은 손가락에 생긴 물집을 곧바로 제거했고, 회복하는데 약 1주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각한 수준의 부상이 아닌 윤규진과 달리 송은범의 경우는 ‘근육’이라는 민감한 부위에 입은 부상이어서 섣불리 복귀를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안영명도 어깨수술로 전열에서 이탈한 터.

불행 중 다행은 파비오 카스티요의 호투, 그로 인한 불펜진의 휴식이라는 효과까지 얻었다는 점이다. 카스티요는 지난 2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8이닝 4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고, 한화는 타선도 폭발력을 뽐내 필승조에게 휴식을 부여할 수 있었다.

마침 월요일이라는 휴식일이 겹쳤고, 한화는 오는 26일 열리는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 에릭 서캠프가 선발투수로 나선다. 서캠프는 2경기에서 총 10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 자책점 1.74를 남겼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공의 위력도 더해졌다. 서캠프가 기대를 채워준다면, 불펜진의 부담도 더욱 덜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산 넘어 산’이다. 한화는 SK와의 홈 3연전을 치른 후인 오는 29일부터 선두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원정 3연전에 나선다. 한화는 올 시즌 두산과의 맞대결서 7전 전패를 당했다. 경기내용은 전적 이상으로 차이가 컸다. 한화는 두산을 상대로 1경기에서만 3득점을 올렸을 뿐 이외의 6경기에서는 모두 3득점 미만에 그쳤다. 두산전 평균 1.9득점의 부진에 시달린 것.

마운드 역시 두산 타선에 난타를 당했다. 한화는 두산을 상대로 평균 7.4실점을 내줬고, 이는 한화의 올 시즌 평균 자책점(5.63)보다 약 2점이나 높은 수치다. 6점차 이상의 완패도 3차례나 있었다.

두산만 만나면 위축됐던 한화가 선발투수들의 갑작스러운 부상 속에도 중위권 도약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한화는 최근 14경기에서 9승 1무 4패의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를 7월 마지막 주까지 이어가는 것은 여러모로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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