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가화만사성' 김소연, 이 정도면 MBC연기대상감이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올해 MBC연기대상감으로 부족함이 없다.

MBC 주말극 '가화만사성'에서 김소연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미어진다. 커다란 눈에서 '주르륵' 하고 눈물이 흐르는데 몹시 애처로워 지켜보는 게 괴로울 지경이다.

봉해령 역이다. 불쌍하다는 말로도 모자란 여인이다. 아들을 사고로 잃었지, 남편은 바람을 피우고 시어머니는 멸시를 하지, 겨우 이혼해 새로운 사랑을 만났으나, 그 남자가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수술을 집도한 의사였다. 그리고 남편은 시한부 인생이 되어버렸다.

가장 행복한 순간 가장 큰 불행을 맞은 비극적 운명의 여인으로, 김소연은 '가화만사성'이 후반부에 이르게 된 지금까지 연민과 사랑, 증오, 절망이 뒤엉킨 봉해령의 감정을 완벽에 가깝도록 연기해냈다.

김소연의 열연이 워낙 시청자들의 감정까지 크게 동요시킨 덕에 덩달아 시청자들의 눈물샘 역시 마를 새 없었다.

게다가 김소연의 연기는 같은 눈물이라도 그 안에 담긴 감정이 매번 다르고 복합적이기까지 하니 도무지 치켜세우지 않을 수가 없다.

시한부 남편 유현기(이필모)에게 "제발 눈앞에서 사라져! 죽으려면 안 보이는 데서 죽으란 말야!" 소리치며 울 때나, 서지건(이상우)의 비밀을 알고 "처음부터 내가 누군지 알고 있었니? 그럼 날 사랑하면 안 됐잖아!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만들어선 안 됐잖아!" 울부짖을 때, 같은 애증이나 서로 다른 아픔의 눈물을 흘린 연기는 압권이다.

눈빛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극 초반 남편과 시어머니 눈치를 보며 쩔쩔매던 눈빛에는 이혼을 결심한 후 일종의 한(恨) 같은 게 서리기 시작했고, 비극의 한 가운데에 선 지금은 생기마저 사라진 탁한 눈빛이 돼버렸다.

죽은 아들을 향한 모성애를 사랑과 집착 사이에서 절묘하게 운용했으니 미혼인 김소연에게 더 박수를 보낼 법하고, 오열하는 순간에도 선명하게 전달하는 대사는 어린 시절부터 연기하며 탄탄히 쌓아온 기본기를 칭찬할 수밖에 없다.

단연 연기대상감이다. 연기대상이 연기 잘하는 배우가 받는 게 옳다면, 올해는 김소연이 지금까지 MBC에서 최고다.

[사진 = MBC 방송 화면-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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