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스캔들 그 후, 현장의 조치와 딜레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승부조작 그 후. 현장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2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KIA와의 원정경기를 앞둔 NC 선수들은 평소와 똑같이 훈련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태양의 승부조작 스캔들로 폭풍우가 휘몰아친 직후. 21일 창원 SK전서 승리했지만, 여전히 NC는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구단은 발 빠르게 대처했다. 검찰로부터 6월 말 이태양의 수사 소식을 전달 받았다. 이후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했고, 되도록 수사 사실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검찰의 요청에도 응했다. 20일 밤 언론에 이태양 소식이 보도된 이후에는 곧바로 KBO에 이태양의 계약해지를 요청했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현장의 딜레마

이로써 이태양의 승부조작 사건은 NC 구단의 손을 완전히 떠났다. 이후 구단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NC 관계자는 "사건이 터진 뒤 구단 내부적으로 선수들과 개별적으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좋지 않은 사건을 미연에 예방하고,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구단들은 선수들의 승부조작을 100% 막는 데 한계가 있다. 다 큰 성인들의 사생활을 일일이 감시할 수 없기 때문. 당연히 경기 후 질 나쁜 스폰서들이 선수들과 접촉하는 것도 원천적으로 봉쇄할 방법이 없다.

결국 구단, KBO 차원의 조치 외에도 선수들의 프로다운 성숙한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수들은 함부로 누구한테 술을 얻어 마시면 안 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강력한 조치들

KBO은 이례적으로 22일 밤 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승부조작 사건 후속대처를 내놨다. 이날 긴급 실행위원회를 개최했다. 8월 12일까지 3주간 자진신고 및 자수 기간을 설정했다. 이때 승부조작을 자진 신고하는 선수에겐 영구실격 하지 않고 페널티를 줄이기로 했다. 신고 혹은 제보자에겐 포상금까지 내걸었다.

또한 클린베이스볼센터를 신설, 2012년 이후 전 경기에 대한 부정행위를 자체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이상 징후가 파악되면 수사기관에 의뢰하기로 했다. 이밖에 에이전트 제도 조기 도입 추진, 부정방지 및 윤리교육 강화 등을 후속대처로 내놓았다.

근본적으로 선수들의 의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KBO와 구단차원에서 강력한 후속대처를 내놓고,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 NC 관계자도 "구단이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조치들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NC는 자체적으로 '윤리감사관' 제도를 신설, 부정행위를 감시하고 예방하기로 했다.

[이태양(위), NC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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