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신인같은 마음"…'사비타' 이보람, 씨야 아닌 뮤지컬배우로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룹 씨야 출신 가수 이보람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가수가 아닌 뮤지컬배우로, 씨야가 아닌 이보람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이보람이 출연하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이하 ‘사비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형제애라는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단 세 명의 배역이 만들어내는 작품. 극중 이보람은 개성넘치는 상큼발랄 이벤트 직원 미리 역을 맡았다.

지난 2011년 뮤지컬 ‘폴링 포 이브’로 뮤지컬을 맛봤던 이보람은 5년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5년 전의 이보람과 지금의 이보람은 확실히 다르다.

이보람은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뮤지컬은 계속 하고 싶었고, 계속 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지난해 뮤지컬 ‘한여름밤의 꿈’이 잘못되면서 조금 상처를 받았었다”며 “그래서 이번 ‘사비타’는 욕심을 내고 싶었고,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 정말 많이 든다”고 고백했다.

현재 이보람은 소속사가 없는 상태. “혼자서 다시 시작하니 정말 진부한 답일 수도 있겠지만 신인 같은 마음으로 하고 있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사실 씨야 활동을 할 때는 단 한번도 연기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뮤지컬에 대한 생각도 없었고요. 제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그러다 씨야가 해체를 하게 되면서 뮤지컬 ‘폴링 포 이브’를 하게 됐고, 그 이후 뮤지컬에 큰 관심을 갖게 됐어요.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고요. 갑자기 해보지 않았던 연기를 처음 해보려고 하니까 쉽게 덤빌 일이 아니더라고요. 가르쳐 주시겠다고 하니 너무 준비 없이 온거죠. 그래서 첫 뮤지컬을 마치고는 제의가 들어와도 그렇게는 뮤지컬을 하고싶지 않았어요. 그 때부터 연기 레슨도 받고 나름의 준비를 해왔죠.”

이보람은 뮤지컬 무대에서 또 다른 희열을 느꼈다. 멤버들에게 의지할 수 있었던 가수로서의 무대와는 또 달랐다. 자신이 주인공으로 이끌어가는 것에 희열을 느꼈고, 동시에 부족함도 느껴 아쉬움이 가득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자신감을 얻은 뒤 진정한 뮤지컬배우로 관객들을 마나고 싶었다.

그는 “계속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회사 측에 졸라서 지난해 ‘한여름밤의 꿈’을 하게 됐다. 그런데 작품이 오르지 못해 정말 속상했고 많이 울었다”며 “그 땐 ‘폴링 포 이브’ 했을 때랑 마음가짐부터가 달랐다. 아무것도 모르고 정말 시작했던 과거와 달리 뮤지컬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쳤었다”고 밝혔다.

“티켓 오픈을 하고 열정적인 상태에서 공연을 접게 되니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최대한 마음을 추스르고 앨범 준비를 하게 됐죠. 그러다 사정이 안 좋아져서 회사와도 올해 초 계약을 해지했어요. 상처를 치유하고 매진하던 중 또 일이 생기니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음반을 내지 못하는 과정이 4년간 반복됐는데 뮤지컬마저 그렇게 되니 지치더라고요. 그 때 오디션에서 떨어지더라도 내가 하고 싶었던 것,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회사 도움 없이 정말 신인 같은 마음으로 다른 뮤지컬 오디션도 보고, 뮤지컬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사실 스물아홉살 때까진 조급함도 느꼈다. 회사도 정리하고 너무 오랜 공백기를 보내다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하지만 다행히도 30대가 되니 침착해졌다. ‘내가 허둥댈 때가 아니다. 좀 더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보람은 “사실 씨야 활동을 할 때는 나이도 어린데다가 생각이 없어서 내 개인적인 미래를 설계할 시간도 없이 바빴다”며 “그렇게 쫓겨 다니다 보니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멤버가 탈퇴하고 새로운 멤버가 들어오고 결국 해체까지 됐다”고 말했다.

“갑자기 씨야가 해체를 하고나니까 남은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 때 느꼈죠. 내가 왜 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강력히 말해서 하지 못했을까. 개인적으로 쌓은 게 아무것도 없어서 후회됐어요. ‘해보겠다고 우겨볼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이제는 반복하지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래서 뮤지컬에 완전히 매진하고 있어요. 회사가 없어도 그런 부분은 훨씬 편해요. 이 작품만 열심히 하면 되거든요. 늦었다고 생각 안해요. 정말 신인 같은 마음으로 제가 꿈을 갖고 처음 도전하는 거니까요.”

이보람에겐 여전히 씨야 활동도 소중한 기억이다. “씨야로 활동하면서 남은 것이 정말 많다”고 운을 뗀 이보람은 “부모님이 씨야 마지막 무대 후에 ‘엄마 아빠가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큰 선물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보면 이른 나이에 큰 행복을 얻은 것이지 않나”라며 진심어린 눈물을 흘렸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공연시간 100분. 오는 11우러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양예술극장 2관.

[MD인터뷰②]에 계속

[이보람.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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