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프로다운 프로를 보고 싶다[김진성의 야농벗기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프로다운 프로를 보고 싶다.

KBO리그가 병들고 있다. 지난해 가을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의 마카오 원정도박 스캔들과 장성우의 SNS 비난 파문은 맛보기였다. 최근 김상현의 음란행위, 안지만의 불법도박사이트 개설 가담 혐의에 이어 이태양과 문우람의 승부조작 가담 및 설계 사건이 한꺼번에 터졌다. 음주운전은 단골 사고가 된지 오래다. 금지약물에 적발되는 케이스도 종종 나온다.

지난 21일 역대 세 번째로 빠른 속도로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빛 좋은 개살구다. 지금 KBO리그는 겉만 화려할 뿐, 속은 썩어 문드러졌다. 프로야구가 진정한 프로가 아니다. 선수들의 불미스러운 행위가 프로와는 격에 맞지 않는다. 화려한 인기는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이 입는다.

▲본질은 선수들

사회적, 도덕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면 구단과 KBO는 해당 선수에게 무거운 징계를 내린다. 최근 잇따라 사건사고가 벌어지면서 처벌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강력한 처벌에 대한 범죄 억제효과가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구단과 KBO차원의 교육과 페널티 부과는 한계가 있다. KBO리그는 학생들이 아닌 성인들이 뛰는 리그다. 처자식이 있는 다 큰 성인들에게 구단 관계자나 감독이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24시간 내내 잘못을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본질은 선수들에게 있다. 선수 개개인이 올바른 인식을 갖고 프로답게 행동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인원이 단체로 움직이는 KBO리그 특성상 특정 1~2명의 일탈이 전체로 번지기 쉽다. 선수단의 일정과 동선이 뻔히 드러난 관계로 주변에서 질 나쁜 사람들의 접근이 손쉽다는 것도 한계다.

▲프로다운 프로로 거듭나려면

선수들의 풍경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지도자,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FA 초창기에는 선수가 10~20억씩 벌어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사기를 당하거나 흥청망청 날린 케이스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산관리사를 두고 체계적으로 돈 관리를 하는 선수도 있다. 유명 선수는 대부분 에이전트를 뒀다. 에이전트의 관리 속에 체계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여전히 사회적, 도덕적인 일탈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는 선수도 적지 않다. 지금의 인기에 도취돼 치기 어린 행동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모든 선수가 모범적으로, 프로야구의 루틴에 맞게 운동과 휴식만을 병행할 것이라 생각하면 순진한 발상이다. 그들도 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야구를 비롯한 프로스포츠 선수들을 보면, 의외로 지성과 교양, 사회성과 도덕성 등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재 KBO리그를 주름잡는 선수 대부분은 중, 고등, 대학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한 마디로 어렸을 때부터 밥 먹고 운동만 했던 선수들이다.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에 비해 그런 부분이 부족한 건 어쩌면 당연하다.

잘 배운 사람이 사회적, 도덕적인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욱 질 나쁜 사람도 많다. 반대로 학창시절 정상적으로 교육을 이수 받지 못한 선수들 중에서도 모범적으로 프로 생활을 이어가는 케이스도 많다. 때문에 학교 학습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선수들을 무조건 사고 칠 확률이 높다며 나쁘게 몰아가는 건 곤란하다.

하지만, KBO와 야구인들이 프로선수들의 전반적인 의식개선에 대한 효과를 보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아마추어 시절부터의 철저한 교육이수와 인성관리를 유도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다 큰 프로선수들을 데리고 뒤늦게 교육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게 증명됐다. 그런 점에서 뒤늦게나마 교육 시스템을 강화시킨 최근 중, 고등, 대학 체육문화는 다행스럽다. 좀 더 디테일하게 점검하고, 강화해야 한다. 공부하는 운동선수, 나아가 똑똑한 운동선수가 많이 배출돼야 장기적으로도 한국사회의 낙오자를 줄일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 프로선수들의 일탈은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프로선수들이 진정한 프로로 거듭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선 모든 구성원의 획기적인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고척스카이돔(위), 잠실구장(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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