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순위싸움’ 롯데가 아두치와 이별한 이유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롯데의 선택은 이별이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프로스포츠 도핑방지규정을 위반한 짐 아두치(롯데 자이언츠)에게 프로스포츠 도핑방지규정 9.2.2항에 의거 KBO리그 정규시즌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KBO는 1일 이 내용을 롯데에게 전달했다. 아두치는 해당기간 동안 KBO리그와 KBO퓨처스리그에 모두 출장할 수 없었다.

롯데는 징계 발표 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과 긴급회의를 열었고 결국 아두치를 KBO에 웨이버 공시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기다림이 아닌 이별을 택한 것이었다.

아두치는 경기력 향상을 위한 약물 복용이 아닌 치료에 의한 목적이라는 부분이 참작돼 최대 징계인 72경기 출장 정지는 면했다.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됐을 경우 KADA가 한 시즌 전체 경기수의 25%부터 최대 50%까지 징계를 내릴 수 있는데 아두치는 25%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은 것.

그렇다 하더라도 아두치는 오는 8월 10일 마산 NC전은 돼야 출장할 수 있었다. 팀의 주축 외인 타자가 무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자리를 비우게 되는 셈이었다. 아두치의 징계는 프로스포츠 도핑방지규정 9.10.3.2항에 의거 임시출전정지를 수용한 지난 6월 25일부터 적용됐다.

롯데는 결국 약물에 대한 ‘무관용의 원칙’을 중시했다. 롯데는 “아두치가 성실한 자세로 팀 융화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선수였으나 금지 약물 복용 행위를 한 이상 소속 선수로 함께 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두치는 미국에서 진통제를 공수해가면서까지 정상 컨디션을 되찾으려 했다. 거액의 연봉을 받고도 이른바 태업을 일삼는 외인들과 달리 개인의 생존과 팀을 위해 해결책을 모색했던 것이다. 그러나 롯데는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금기시 되는 약물을 복용한 아두치를 안고 갈 수 없었다.

또한 지난 삼성과의 3연전 싹쓸이로 단독 5위로 도약한 롯데 입장에서 한 달이 넘는 외인의 공백을 마냥 주시할 수는 없었다. 3년 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 입장에서 8월 초까지 그의 복귀를 기다릴 수는 없는 법. 또한 돌아온다 해도 허리 통증으로 지난해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롯데는 “조속한 시일 내에 대체 외인을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부터 좋은 이미지를 형성해 많은 팬층을 확보했던 아두치는 결국 단 한 번의 실수로 한국을 떠나게 됐다.

[짐 아두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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