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가세' KIA 필승계투조, 재편방향과 변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필승계투조가 어떻게 재편될까.

임창용이 마침내 해외불법도박 벌금형 처분으로 인한 KBO 징계에서 벗어났다. 정규시즌의 절반, 즉 72경기 출전정지 징계가 끝난 것이다. 임창용은 KIA의 1군 73번째 경기가 열리는 1일 고척 넥센전서 등판 가능하다.

그는 LG와의 주중 3연전부터 1군 선수단과 함께 움직였다. 김기태 감독은 퓨처스리그 실전투입도 잠시 고려했다. 3군 연습경기만으로는 실전 감각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이내 생각을 바꿨다. 퓨처스리그 실전을 생략하고 이날 1군 등록과 동시에 KIA 복귀전을 치르게 할 계획이다. 그만큼 임창용에 대한 김 감독의 믿음이 두텁다. 임창용은 이날 곧바로 세이브 상황에 나설 수도 있고, 조금 편안한 상황서 등판할 수도 있다.

▲마무리 공백 제거

임창용의 1군 가세로 KIA의 마무리 공백은 완벽히 제거된다. 그동안 KIA 마무리는 유동적으로 운용됐다. 주로 김광수가 마무리를 맡았으나 6월 이후 흔들리면서 상황에 따라 일일 임시 마무리투수가 등장했다. 최근 6연승 과정에서도 김광수만 마무리 역할을 맡지는 않았다.

KIA는 지난달 30일 광주 LG전서 7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11회에 대역전패를 당했다. 최근 상승세가 끊기는 뼈 아픈 패배였다. 심동섭과 한승혁 가세 이후 팀의 상승세와 맞물려 이달 초 흔들린 홍건희와 김광수마저 살아난 상황. 하지만, 이날 다시 와르르 무너졌다. 곽정철만 2이닝 무실점으로 좋았다. 심동섭이 ⅓이닝 2실점, 한승혁이 ⅓이닝 1실점, 김광수가 1⅔이닝 2실점으로 나란히 실점했다. 여전히 경험과 구위가 부족하고, 경기 흐름에 쉽게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KIA 불펜의 현주소.

임창용이 마무리로 나서면 기존 불펜 투수들은 실질적으로 이닝 부담도 덜면서 심리적으로도 압박감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 임창용이 지난해 삼성 시절 위력만 보여준다면 KIA도 8~9회 이후 박빙 승부서 밀릴 이유는 없다.

▲재편방향과 변수

현재 KIA 필승계투조는 좌완 심동섭, 우완 김광수 홍건희 한승혁이다. 베테랑 최영필은 특정 상황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대기한다. 곽정철, 임기준, 한기주도 좀 더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중요한 상황에 나설 수 있다.

기존 4인방 중에서 홍건희가 가장 안정적이다.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 1.80. 때문에 앞으로도 메인셋업맨으로서 임창용 등판 직전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김광수와 심동섭은 최근 기복이 있었다. 그래도 심동섭은 대체 불가능한 왼손 셋업맨으로서 중요한 상황에 등판해야 한다. 반면 좀 더 흔들리는 김광수의 경우 김 감독이 다른 불펜투수들의 페이스, 마운드 전체 사정을 감안해서 쓰임새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좌완 임기준, 경기운영능력이 있는 곽정철과 한기주의 세부적인 쓰임새 역시 결정되지 않았다. 분명한 건 임창용의 가세로 기존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조정돼야 한다는 점이다.

변수도 있다. 유동적인 4~5선발이다. 윤석민의 부상과 임준혁의 부진으로 당분간 4~5선발을 불펜에서 임시로 발탁해야 한다. 당장 2~3일 고척 넥센전 선발투수가 암흑에 쌓여있다. 기존 불펜 요원들이 선발로 잠시 외도할 경우 필연적으로 선발등판일 전후로 하루 이틀은 쉬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존의 불펜 운영원칙과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 안정적으로 불펜이 운용되는 팀들은 상관없지만, KIA의 경우 불펜투수들 개개인의 세부적인 역할이 정립되지 못한 상태다.

결국 KIA는 임창용의 합류와는 별개로 선발과 중간계투진이 동시에 무너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임창용의 복귀는 KIA 마운드의 호재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김 감독의 마운드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임창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임창용(위), 홍건희(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