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에릭 "종영 아쉬워, 100회까지 하고 싶었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밤을 새가면서 촬영을 해도 마냥 기뻤다.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에 한 번, 점점 더 촘촘해지는 인물들이 그려진 대본에 한 번, 무서울 정도로 상승하는 시청률에 또 한 번. 에릭에게 '또 오해영'은 역대급 드라마였다.

지난 28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에서 영화 음향감독 박도경 역을 맡았다. 벌써 12년 전 드라마 '불새'에서 "타는 냄새 안나요?"라는 큰 유행어를 만들었던 그가, 이번에는 연기력 인정과 새로운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쟁취해냈다.

"제작발표회 때는, 도경이가 담백한 캐릭터라서 '불새' 때처럼 유행어가 안 나올 것 같다고 얘길 했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다른 드라마에서보다 '또 오해영'에서 더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제일 좋았던 건 '있던거야'라는 대사가 나간 이후 사인할 때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긴 멘트를 적지 않아도 '있던거야'라고 네 글자를 쓰면 좋아하셔서(웃음) 저 스스로 좋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에요."

극중 박도경은 말수가 없이, 극중 오해영(서현진)을 바라보는 역할이었고 그 와중에 적재적소에 쏟아내는 말들이 '네 글자 어록'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가장 마음에 드는 도경의 대사는 따로 있었다.

"4회에 내레이션으로 도경이가 '그만 불행하고 같이 행복하자'라는 말을 해요. 그동안 도경이가 그런 톤이 아니었는데 뭔가 훅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이후부터 엔딩까지 드라마를 끌고 가는 도경이의 마음이 담긴 것 같아서 와닿았어요."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최고시청률 10%까지 달성한 '또 오해영'이었지만, 극 중반부 박도경의 과격한 장면은 일부 시청자들에게 의아함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갑자기 한태진(이재윤)의 차를 들이받고 폭력을 쓰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도경을 직접 연기한 에릭은 어떤 생각이었을까.

"전, 도경이가 사실 너무 착한 척이나 너무 멋있는 척만 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도의적으로 봤을 때는 나쁜 놈인데 솔직히, 해영이에게만 잘 보이면 된다고 생각한 것 같았어요. 주변에서 나쁜 놈이라고 한들 이 여자에게만 잘 보이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어요. 그 이후에 한태진의 차를 박는 등의 장면은 도경이의 결점을 보여줄 필요도 있었고 그렇게 되면서 태진이의 정당성을 준 장면이기도 했어요.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해요."

도경은 미래를 보는 캐릭터로, 자신의 미래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봤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도경이가 혹시나 죽을까봐 전전긍긍해 하며 지켜봤고 살려달라는 직접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에릭은 그런 반응들에 고마움을 느꼈고 극중 도경이와 해영이가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랐다.

"둘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저도 응원했어요. 해영이가 1회부터 엔딩까지 쉬지 않고 울어왔는데 도경이가 죽으면 또 얼마나 울겠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전 출연진들이 웃으면서 끝나서 정말 좋았어요. 응급실 장면도 좋았고요. 도경이가 사고가 났지만, 당연하게 살았다고 보고 움직이는 사람들과 해영이가 울먹거리는 것, 모든 것이 좋았어요."

에릭이 캐릭터 박도경을 사랑하는 마음과 도경으로서 해영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또 오해영' 작품 자체를 아끼는 마음이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특히 그는 종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느낌'이 아니라 '100회'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쉬워요. 계속 하고 싶어요. 일주일에 1회씩 내보내서 100회 하고 싶다고 배우들끼리 말했었거든요. 잔상이 오래 남을 것 같아서, 다음 작품을 쉽게 하지 못할 것 같아요. 배우들도, 현장 분위기도, 스태프들도 정말 좋아서 즐겁게 촬영했어요.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행복했습니다."

[에릭. 사진 = E&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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