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연속 끝내기’ 롯데, 숨은 공신은 행운의 물총?

[마이데일리 = 부산 장은상 기자] 사직구장서 펼쳐진 3부작 드라마. 고가의 장비가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30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9차전에서 연장 10회말에 터진 황재균의 끝내기 결승 홈런에 힘입어 최종 7-6으로 대역전승 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28일부터 열린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최근 4연승을 내달리며 올 시즌 최다연승 기록을 ‘4’로 늘렸다. 3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라는 진귀한 기록까지 달성. 구단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과 우직한 뒷심이 당연 일등 공신이지만 이번 시리즈에는 숨은 공신이 있었다.

주인공은 마지막 경기 끝내기 홈런을 날린 황재균.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주인공의 주인이 황재균이다. 황재균이 구입한 수 만원 상당의 고가 물총이 이번 시리즈 행운의 소품으로 급부상했다.

첫 등장은 3연전 첫 경기. 문규현의 연장 10회말 끝내기 스리런포가 나왔을 때 황재균은 곧바로 ‘물총 스나이퍼’로 변신했다. 문규현을 포함해 모든 팀원에게 물총을 쏘며 장비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29일 경기서도 황재균 손에는 물총이 쥐어져 있었다. 전날 끝내기 홈런을 때린 문규현이 이날도 9회말 끝내기 역전 결승타를 날렸기 때문이다. 덕아웃에 있던 황재균은 안타가 나오자 물총부터 찾았다.

행운의 소품은 30일 경기에서는 등장하지 못했다. 주인이 자기 대신 방망이를 손에 쥐고 덕아웃을 나갔기 때문이다. 2일 동안 물총을 뿌리며 조연에 머물렀던 황재균은 이날 연장 10회말 끝내기 결승 홈런을 날리며 주연 자리를 꿰찼다. 팀원들은 화끈한 물세례를 퍼부으며 그 동안 받은 애정을 되갚았다.

시리즈 처음으로 물총을 쓴 다음날 황재균은 “이제 다른 걸 써봐야죠. 두 번 하면 재미 없어요”라며 굳은(?) 결심을 했다. 그러나 이 결심은 당분간 지켜지지 못할 듯하다. 3일 연속 끝내기 승리로 최근 4연승을 거둔 롯데는 1일부터 kt 위즈와 주말 3연전을 갖는다. 장소는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 여전히 말공격은 롯데 자이언츠다.

[황재균.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페이스북 캡쳐]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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