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 약물 적발’ 롯데 아두치라 더욱 아쉬운 이유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아두치였기에 더욱 아쉬웠던 금지 약물 적발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인 타자 짐 아두치는 지난 5월 21일 실시된 한국도핑방지위원회(이하 KADA) 주관 도핑검사 결과 체내에서 금지약물인 옥시코돈 성분이 검출돼 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롯데는 6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월 24일 경기 전 KADA로부터 아두치의 A시료가 ‘비정상분석결과’로 나왔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의무적 임시출전정지 대상에 해당되지는 않았지만 도의적인 책임에 따라 통보 받은 즉시 아두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라고 그의 약물 적발 사실을 시인했다.

▲ 금지약물을 복용하게 된 배경

아두치는 해명서를 통해 “고질적인 허리통증을 완화시켜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한 치료 목적으로 미국에서 진통제를 처방 받아 복용했다. 근육강화 목적의 스테로이드나 호르몬제가 아니기 때문에 복용 가능한 것으로 알았다. 금지약물이라는 것을 몰랐다”라고 설명했다.

아두치는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외야수. 그러나 데뷔 시즌 초부터 허리디스크 증세로 1군에서 말소되는 등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고전해왔다. 어쨌든 지난해 132경기 타율 0.314 28홈런 24도루라는 만족스러운 성적으로 빠르게 재계약을 확정 지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지난해만큼의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었다. 허리 통증이 종종 발생하며 특유의 풀스윙 자세가 무너졌던 것. 현재까지 64경기 타율 0.291 7홈런을 기록했지만 득점권 타율이 0.257로 중심 타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 왜 아두치라 아쉬운가.

이런 상황에서 아두치가 택한 건 미국에서 직접 진통제를 공수해 복용하는 방법이었다. 진통제 처방은 아두치 입장에서 하루라도 빨리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기 위한 일종의 돌파구였다. 거액의 연봉을 받고도 이른바 태업을 일삼는 외인들과 달리 아두치는 개인의 생존과 팀을 위해 해결책을 모색했던 것이다.

실제로 아두치는 해명서에 “어떤 날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고 버스에서 많은 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이 허리에 고통을 준다. 이런 날에는 처방 받은 약을 먹어야 일상생활에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라고 그 동안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아두치는 10개 구단 외인 중 인성이 훌륭한 선수로 손꼽힌다. 다른 국내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에 임하며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팀과 잘 융화되는 선수로 평가 받는다. 이런 부분 또한 롯데가 재계약을 일사천리로 진행하게 된 밑바탕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됐건 아두치는 금지 약물에 손을 대고 말았다.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약물 복용은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한다.

롯데는 “KADA의 징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향후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선수 관리와 교육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생존을 위한 선택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아두치의 현실이 아쉽다.

[짐 아두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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