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의 신' 종영①] '마스터-국수의 신' 아닌 '복수의 신'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마스터-국수의 신’은 ‘마스터-복수의 신’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되는 편이 더 나았을 듯 싶다.

KBS 2TV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이하 ‘국수의 신’, 극본 채승대 연출 김종연 임세준)이 6월 30일 20부작의 끝을 맺었다.

당초 ‘국수의 신’은 뒤틀린 욕망과 치명적인 사랑, 그 부딪침 속에서 시작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인생기를 그릴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막을 내린 ‘국수의 신’은 자신들의 의도와 달리 사람 냄새를 담아내지 못했다. 배신, 살인이 난무한 ‘국수의 신’이 사람 냄새를 풍겼다고 생각하는 시청자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국수의 신’은 ‘국수의 신’이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국수 이야기보다는 복수에 치중했다. 그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궁중 국수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야기 속으로 끌고 왔음에도 이를 잘 활용하지 못했다. 물론 궁중 국수를 두고 무명(천정명)과 김길도(조재현)의 팽팽한 대립이 이뤄지긴 했지만 다른 음식을 두고 싸운다 해도 무방한 전개였다. 무명의 어린 시절 꼭 국수여야만 했던 이야기는 후반부 ‘국수의 신’ 측이 국수를 제쳐 놓고 복수에 몰두하면서 ‘복수의 신’을 연상케 했다. 무명이 “누구나 국수에 대한 추억이 있다”고 말했지만 후반부의 그는 이런 추억도 잊은 듯 보였다. 그리고 과연 ‘국수는 언제 만들 것인가’ 궁금케 했다.

이는 방송 전 비교됐던 ‘제빵왕 김탁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제빵왕 김탁구’의 경우 김탁구가 제빵왕이 되는 과정을 그리며 끝까지 제빵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반면 ‘국수의 신’은 국수를 위해 싸운다기 보다 ‘국수 장인’이었던 아버지 그리고 함께 변을 당한 어머니를 위한 복수극이라는 분위기를 진하게 풍겼다. 국수 마스터가 아닌 복수 마스터의 이야기였다.

초반 ‘국수의 신’은 탄탄한 전개와 몰입감으로 웰메이드 드라마로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국수와 복수의 줄타기에 실패하면서 초반의 장점들이 사라졌다. 앞서 ‘장사의 신 - 객주 2015’가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가 아닌 ‘장사(葬事)의 신’으로 불렸던 것처럼 ‘국수의 신’ 또한 ‘복수의 신’이라는 오명을 얻고 말았다.

[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 포스터. 사진 = 베르디미디어, 드림E&M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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