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사랑이 오네요' 민찬기 "'패밀리' 후 공백기 3년, 인고의 세월"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지나치게 운이 좋았죠”

배우 민찬기가 3년만에 돌아왔다. 지난 2012년 프로게이머에서 배우로 전향해 KBS 2TV 시트콤 ‘닥치고 패밀리’(패밀리) 알 역을 통해 인기를 모았지만 당시 기대와는 달리 3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민찬기가 다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민찬기는 최근 방송을 시작한 SBS 아침드라마 ‘사랑이 오네요’(극본 김인강 연출 배태섭)에 출연중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유능한 유학파 김정훈 역을 맡아 3년 만에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민찬기는 자신의 3년 전 인기를 ‘지나친 운’이라고 표현했다. ‘패밀리’ 출연 후 이런 저런 문제로 3년간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했던 자신을 떠올리며 “너무 운이 좋았던 나머지 잠시 멈춰 섰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쉬는 동안 힘든 일들이 너무 많아서 개인적으로 인고의 세월을 보냈어요. 안 좋은 일도 있었고요. 근데 그러면서 좋게 생각했던 부분은 제가 이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는 거예요. 사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거든요. 처음 시작하자마자 소속사도 들어가고 작품도 하면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이후 인고의 세월을 보내면서 저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됐고, 주위 사람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생겼어요. 사실 점점 사람들을 피하고 있었는데 다가와 주는 사람들도 많다 보니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배우에게 3년이라는 시간은 대중에게 잊혀질까 두려운 시간이다. 3개월만 휴식기를 가져도 근황이 궁금한데 3년이라니, 배우로서나 사람으로서나 서로가 답답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민찬기는 “3년을 1년씩 나눠서 보면 처음 1년은 진짜 지옥이었던 것 같다”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게이머 생활을 했기 때문에 게임으로 힘든 것을 잊으려고 했다. 게임만으로 시간이 흘렀다”며 “그 다음 1년은 다시 뭔가를 해보기 위해 노력해 보고 싶은데 뭘 해볼지 모르겠는 혼돈의 기간이었다. 마지막 3년째엔 어떻게든 해보고 싶은 걸 해보자는 마인드로 도전을 했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1년마다 단계들을 지났어요. 너무 우울해지는 단계들이 지나다 보니까 스스로가 지치더라고요. 지쳐 있는 내 모습을 버리고 싶었죠. ‘이건 사람이 사는 게 아니구나’ 했어요. 어릴 때부터 게이머를 하면서 열심히 살아 왔는데 이렇게 무기력함에 빠져 있는 제 모습에 실망하고 또 실망하고 이런 게 쌓이고 나니까 잃을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에 다시 해보기로 했어요. 사실 지금도 어떻게 보면 제가 시도를 하고 도전을 하는 마지막 구간인 것 같기도 해요. 자존감이 쉬는 동안 떨어지다 보니까 소심해지고 눈치 보는 게 좀 생겼거든요. 근데 그런 게 절 가두는 것 같아서 자신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중이에요.”

3년간 힘든 시절을 보냈으니 자신감이 떨어질 만도 하다. 그러나 그에겐 그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민찬기 역시 “혼자서는 자존감도 올라가지 않고 우울함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데 주위에서 조언을 해주고 좋은 미래를 그려주니 조금씩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워했다.

“제가 공백기에 정말 핵잠수함이었어요. 레이더에도 안 걸릴 정도로 사회에서 증발했었죠. 지인들과도 간간이 소통만 했고요. 그런데도 지인들은 저를 챙겨줬고, 팬 분들도 저를 궁금해 해주셨어요. 그래서 감사함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정말 이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고 표현하고 싶어요. 게이머 시절 팬 분들도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드셨는지 제가 요즘 뭐 하는지 궁금해 해주시고 SNS를 통해 응원의 말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한편 민찬기가 출연중인 SBS 아침드라마 ‘사랑이 오네요’는 매주 평일 오전 8시 30분 방송된다.

[MD인터뷰②]에 계속

[민찬기.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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