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극 경기력' 완벽했던 광주, 최악이었던 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안경남 기자] 경기 후 양 감독의 멘트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엇갈렸다. 광주FC에겐 완벽했고, 수원 삼성에겐 최악이었던 ‘극과극’의 한 판이었다.

광주는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7라운드 수원 원정경기서 김민혁, 송승민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중요한 승리였다. 6경기 만에 무승 탈출에 성공한 광주는 잔인했던 6월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반면 리그 2연승을 도전했던 수원은 고개를 숙였다. 제주전 무실점에 도취됐던 수비는 2실점으로 무너졌고 염기훈이 이끈 공격은 경기 내내 헛심만 낭비했다. 9위가 말해주는 수원의 현실이다.

■ 완벽했던 광주

완벽했던 광주다. 평소 칭찬에 인색한 남기일 감독이 이례적으로 선수단을 극찬했다. 그는 “올해 치른 17경기 가운데 가장 완벽한 경기였다”며 엄지를 세웠다. 이어 “수원에게 위험한 찬스를 거의 주지 않았다. 실점도 안 했다. 그 동안 수비에서 실수가 많았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완벽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조국 없이 치른 경기였다. 그럼에도 광주는 베테랑 공격수의 공백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정신력을 강조한 남기일 감독의 작전이 적중했다. 그는 “경기 전에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조했다. 우리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라고 얘길 했다. 그리고 오늘 주연이 경기장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경고 누적으로 제외된 정조국의 대체자로 투입된 조주영이 만점 활약을 펼쳤다. 비록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김민혁의 선제골 장면에서 조주영은 수원 수비를 유인해 득점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남기일 감독은 “정조국의 빈 자리를 충분히 메웠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 최악이었던 수원

최악이었던 수원이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서정원 감독의 표정은 붉게 상기돼 있었다. 그는 “올해 들어 최악의 경기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부끄러울 정도다. 경기력도, 체력도 안 좋았다. 지난 경기에 뛴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한 나의 실수다”고 말했다.

불과 나흘 전 수원은 제주를 상대로 첫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FA컵까지 포함하면 2경기 연속 1-0 승리였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방심했다. 좋은 분위기를 가져가기 위해 선발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실수였다. 젊은 광주와 달리 수원은 30대를 훌쩍 넘긴 염기훈, 이정수 등 노장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로테이션의 부재는 서정원 감독이 인정한대로 악수가 됐다.

수원에겐 광주전 완패에서 빨리 벗어나는게 중요하다. 3일 뒤 울산 원정을 떠난다. 체력낭비가 누적된 상황에서 자칫 연패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더구나 울산은 수원전을 대비해 포항 원정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수원에겐 올 여름 영입한 조나탄의 출전 여부가 관건이다. 서정원 감독은 “울산전 출전이 가능하다”며 조나탄의 출격을 예고했다. 반전이 필요한 수원이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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