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 '또 오해영' 서현진 "둘 중 고르라면 한태진 보단 박도경"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연애요? 화면 안에서 엄청 웃고 있더라고요."

서현진이 연기한 오해영은 말간 얼굴에 성격도 꾸밈 없는 보통의 여자. 학창시절엔 동명이인의 예쁜 오해영(전혜빈) 때문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수모를 한 가득 당했고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다"며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파혼 당한 단짠 로맨스의 주인공이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해영은 같은 상처를 지닌 남자에 밑바닥 감정까지 솔직하게 드러내며 직진 사랑법의 진수를 보여줬다.

"직진하는 스타일요? 다행히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어요. 남자에 눈이 멀어서 엄마, 아빠도 못 보잖아요. 스태프들도 헛웃음을 칠 때가 있었죠. 저 역시 그런 사랑을 하고 싶고 그런 마음으로 연기했던 거 같아요. 연기하면서 설레기도 했죠. 도경과 옆집에 살았던 게 한 수였던 거 같아요. 바닷가 데이트신이 가장 좋았는데 모니터를 해보니 엄청 웃고 있더라고요."

화제의 로맨스 드라마답게 어록도 참 많았다. 특히 '나 심심하다 진짜!'는 유행어가 됐을 정도로 인기. 탄생 비화를 묻는 질문에 "말투는 제 것이겠지만 대사는 작가님이 써주신 그대로예요. 눈물 흘리는 타이밍도 그대로고요"라고 대답했다.

오해영의 남자들이었던 한태진(이재윤)과 박도경(에릭) 역시 동명 오해로 벌어진 해프닝의 피해자들이다. 돌고 돌아 큐피트의 화살이 다시 해영을 향했지만 둘 중 하나는 오발이 됐다. 서현진은 두 사람에 대해 어떤 감정들을 느꼈을까.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태진에겐 차였고 그 상처가 아니었다고 한들 받았던 상처가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회복이 안 될 거라 생각했죠. 둘 중 고르라면 도경 같은 남자가 더 좋겠어요. 자기의 못난 부분을 나에게도 오픈 해 주는 사람이 더 좋아요."

미래가 보이는 남자 도경 때문에 해영과 도경 사이엔 고비가 많았다. 그 중 가장 우려가 됐던 건 새드엔딩을 직감케 하는 일부 설정들. 마지막회 방송 말미 도경의 교통사고 장면이 결국 그려지고야 말았고 많은 시청자가 깜짝 놀랐다.

"교통사고, 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새드엔딩일까 걱정도 됐죠. 저희도 결말을 종영 3~4일 전까지 몰랐거든요. 그렇게 그려진 걸 보고 작가님이 내공이 있으신 분이라 생각했어요. 결국 말씀하시고 싶었던 건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없지만 일어나는 것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였던 거 같아요."

[사진 = 점프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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