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 필요’ kt 조범현 감독이 본 정대현의 부진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좀 더 절실해야 한다.”

kt 위즈 좌완 선발투수 정대현(25)이 지난 26일 1군에서 말소됐다. 25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6실점의 부진을 겪은 부분이 컸다. 결국 13경기 1승 5패 평균자책점 6.60의 기록을 남기고 시즌 첫 2군행을 통보 받았다.

▲ 4월까지는 괜찮았던 정대현

지난 2010년 두산에서 데뷔한 정대현은 2014년 말 신생구단 kt의 20인 보호선수 외 1인 지명 때 kt 유니폼을 입었다. 140km대 초반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가 강점이었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항상 발목을 잡았다. 두산에서 5년간 통산 59경기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7.57에 그친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대현은 지난해 kt에서 조범현 감독의 믿음 아래 프로 데뷔 이래 최다인 30경기에 출장하며 재기를 노렸다. 비록 성적은 5승 11패 평균자책점 5.19로 좋지 못했지만 승리, 평균자책점, 이닝(118이닝), 탈삼진(82개)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시범경기부터 고질적 문제였던 제구가 서서히 잡히며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0.77의 최고 성적을 냈다. 4월에도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팀 내 토종 선발진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5월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6.94, 6월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10.80의 하락세를 걸으며 결국 2군에 내려가게 됐다.

▲ ‘절실함이 필요하다’ 조범현 감독의 지적

조 감독은 그의 부진에 대해 “전반적으로 타자들에게 맞아나가는 공을 보면 가운데로 몰린 경우가 많다. 제구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라며 “사실 정대현은 스피드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완급조절, 타이밍 싸움 등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하다”라고 분석했다.

올해 정대현의 기록을 살펴보면 확실히 볼넷은 줄어들었다. 지난해 경기당 2.07개의 볼넷을 내준 그는 올 시즌 현재까지 경기당 1.85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홈런의 비율은 경기 당 0.6개에서 0.8개로 소폭 상승했다. 시즌 초 “허무하게 볼넷을 내주지 않고 공격적으로 승부하겠다”라는 공약이 어느 정도 지켜졌으나 장타 비율은 늘어난 셈이다.

기술적인 지적과 함께 정신적인 부분도 언급을 했다. 조 감독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시즌 초부터 선발투수였다고 1년 내내 선발투수는 아니다. 좀 더 절실함을 갖고 마운드에 올랐으면 좋겠다”라며 2군에서 그 동안의 투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향후 정성곤 혹은 2군에 있는 선수들로 그의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을 전했다. 시즌 첫 2군행을 통보 받았지만 어쨌든 정대현은 향후 kt 선발진을 이끌 좌완 에이스로 성장해야 한다. 조 감독의 믿음 역시 크다. 이번 말소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하게 될 그의 모습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대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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