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회복’ 롯데 송승준을 향한 조원우 감독의 신중함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빨리 올린들 완전하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송승준(롯데 자이언츠)은 올 시즌 롯데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 됐다. 시즌에 앞서 4년 40억 원의 FA 계약을 맺은 그가 전반기 끝을 향해가는 현재 고작 6경기 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 6경기의 성적도 1승 2패 평균자책점 7.13으로 좋지 못하다.

단순히 경기 수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외인 2명에 이어 3선발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됐던 그가 이탈하자 롯데 선발 로테이션은 크게 흔들렸다. 지금 그의 자리에는 5선발 자리에서 부담 없이 성장해야할 95년생 박세웅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직 선발로서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기에 그의 호투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 송승준, 5월 18일 말소 그 후

송승준은 지난 5월 18일 구위 저하와 오른쪽 어깨 뒤쪽 통증을 이유로 1군에서 말소됐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당시 “이번 기회를 통해 완벽하게 몸을 만들고 다시 올라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나타냈지만 생각보다 복귀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먼저 어깨 통증 회복에 주력한 송승준은 5월 말부터 본격적인 불펜 피칭에 돌입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한화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서 3이닝 1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감각을 조율했다. 그러나 1군 복귀를 향해 달려가던 도중 이번에는 좌측 발목 통증이 찾아오며 실전 등판이 미뤄졌다.

발목 통증 회복 후 12일 만에 등판한 23일 kt와의 퓨처스리그 경기. 송승준은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11일 한화전에서 138km에 그쳤던 평균 구속은 141km로 올라왔고 직구 최고 스피드도 143km까지 나왔다. 총 투구수 75개 중 스트라이크가 50개일 정도로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 여전히 신중한 조원우 감독

이런 그의 호투에도 조 감독은 웃을 수 없었다. 오히려 더욱 신중한 태도로 그를 바라봤다. 조 감독은 “2군 코칭스태프로부터 구속도 정상적이고 투구 내용이 괜찮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 불과 한 번 던진 것에 불과하다. 100개 이상은 던져야 1군 콜업을 결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이 이렇게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난 5월의 기억 때문. 송승준은 4월 16일 햄스트링 근염좌 진단을 받고 이미 한 차례 2군에 내려간 바 있다. 18일의 회복 기간을 가진 뒤 5월 4일 1군에 올라와 광주 KIA전 5이닝 2실점을 기록했지만 11일 사직 넥센전(3⅔이닝 8실점), 17일 인천 SK전(3이닝 5실점) 연속 부진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조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히 빨리 올리고 싶다. 그러나 지난번에도 섣불리 올렸다가 몇 차례 던지지도 못하고 다시 내려가지 않았는가. 빨리 올린들 정상이 아니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완전해진 상태에서 부를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는 현재 린드블럼-레일리-박세웅-박진형-노경은으로 이어지는 고정 로테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박세웅, 박진형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아직은 불안한 노경은의 모습을 생각했을 때 여전히 송승준이 필요하다. 그의 다음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에 관심이 모아지는 순간이다.

[송승준(첫 번째), 조원우 감독(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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