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 ‘사냥’ 안성기X조진웅, 말이 필요할까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사냥’이 쫄깃한 추격전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할 예정이다.

‘사냥’(감독 이우철 제작 빅스톤픽쳐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은 대규모 탄광 붕괴 사고가 일어난 무진의 외딴 산을 배경으로 한다. 이상한 것이 출몰한다는 소문 때문에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산에서 금맥이 발견되고, 경찰인 동근(조진웅)은 엽사들을 이끌고 산에 오른다.

이런 엽사들 앞에 한 노파가 나타난다. 금맥을 처음 발견했을 뿐 아니라 금맥이 있는 땅의 주인인 노파는 실랑이를 하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이 모습을 탄광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기성(안성기)이 목격한다. 이후 노파 그리고 사고로 잃은 동료의 딸이자 노파의 손녀인 양순(한예리)을 지키기 위한 기성과 엽사들의 목숨을 건 추격전이 벌어진다.

이런 스토리로 본격적 이야기를 시작하는 영화인만큼 ‘사냥’의 백미는 기성과 엽사 무리의 추격신이다. 스크린 속 시간으로 16시간 동안 벌어지는데, 짧은 시간이 주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가파른 산을 달리며 쫓고 쫓기는 모습들이 박진감 넘친다.

환상의 캐스팅도 영화를 보는 맛을 높인다. 극 중 사냥꾼 기성 역을 맡은 안성기의 변신은 가히 파격이라 할 만하다. 안성기는 왜 그가 ‘국민 배우’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59년 동안 연기인생을 이어올 수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의 등장만으로도 압도감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20대 배우 못지않은 탄탄한 몸과 액션신도 눈길을 끄는데, 실제로도 촬영장에서 젊은 배우들이 혀를 내두를 만한 체력을 자랑했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조진웅은 1인 2역도 무리 없이 소화하는 대세 중 대세. 비리 경찰 형제로 등장하는 만큼 ‘시그널’의 이재한 형사를 기대하면 뒤통수를 맞을 수 있지만, 그의 연기력 덕분에 뒷통수마저 기분 좋다. 한예리는 또래보다 지능 발달 속도가 느리고 사투리를 쓰는 소녀 역을 맡았는데 ‘특별한’ 역에 한예리 만한 배우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다. 권율의 어수룩함과 후반으로 갈수록 변해가는 모습이 극에 긴장감을 더하고, 박병은 한재영 김윤성 차순배 엽사 무리가 이들의 추격을 더욱 긴박하게 만든다.

여기에 세트가 아닌 실제 산의 아름답지만 어딘지 기괴하고 두려운 모습, 탐욕에 빠져 충돌하다 못해 극한으로 치닫는 인간의 욕망도 목도할 수 있다. 15세이상관람가. 오는 29일 개봉.

[영화 ‘사냥’ 포스터와 스틸.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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