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8타점’ 두산 박건우, 패전 속에서도 빛났다

[마이데일리 = 인천 장은상 기자]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가 또다시 타점을 쓸어 담으며 존재감을 뽐냈다.

박건우는 2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12차전에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 맹활약했다. 팀은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지만 박건우의 활약은 분명 빛났다.

이날 박건우는 전날 경기에 이어 또다시 4타점 경기를 했다. 25일 경기에서는 만루홈런으로 일순간에 타점을 쓸어 담았고, 이날은 스리런포와 적시타로 4타점을 채웠다. 2경기서 박건우가 올린 타점은 무려 8타점. 팀이 올린 13득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첫 타석 범타로 물러난 박건우는 2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이날 첫 타점을 올렸다. 2사 1,3루 득점권에 깨끗한 중전안타로 선행주자 허경민을 불러들였다.

4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는 전날에 이어 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팀이 1-2로 뒤진 상황, 박건우는 이번에도 1사 1,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떨어지는 공에 연달아 배트가 헛돌며 0B2S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그러나 박건우의 스윙에 망설임은 없었다. 상대 바뀐투수 김주한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3구 128km짜리 높게 제구된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순식간에 점수는 4-2가 됐다. 리드를 가져오는 역전 스리런포였다.

시즌 초반만 해도 박건우의 특급 활약을 예고한 이는 거의 없었다. 팬들은 떠난 좌익수 김현수의 ‘대체자’ 정도로만 박건우를 생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사뭇 달랐다. 박건우는 올 시즌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1, 홈런 10개, 43타점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질주하고 있다. 김현수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무게감이다.

두산 주전 좌익수 자리는 이제 확실히 박건우에게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 번갈아 출장하던 김재환은 지명타자로 임무를 변경했다. 홈런을 20개 가까이 때린 거포마저 밀어내는 기세다.

데뷔 8시즌 만에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박건우. ‘대체자’와 ‘제 2의 김현수’란 수식어는 이제 더 이상 없다. ‘박건우’ 라는 선수 자체가 두산에 있을 뿐이다.

[박건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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