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판’ 카스티요, 로저스 떠난 한화의 아픔 달래줄까

[마이데일리 = 대전 이후광 기자] 카스티요가 한화의 아픔을 달래줄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는 25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8차전을 갖는다. 전날 연장 접전 끝에 2점 차 패배를 당한 한화는 25일 선발투수로 새로운 외인 파비오 카스티요를 낙점했다.

한화는 25일 우완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로저스는 MRI 촬영 및 병원검진 결과 우측 팔꿈치 인대 손상 판정을 받았다. 무려 190만 달러(약 22억 원)를 투자한 외인이 시즌 6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30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부상으로 인해 팀에서 이탈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정에 있었다. 지난 시즌 도중 쉐인 유먼의 대체자로 한화에 입단해 10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의 호투를 펼친 로저스. 3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4차례 완투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소화 이닝은 75.2이닝(평균 7.52이닝), 평균 투구수도 113개에 달했다.

특급 외인의 등장에 한화 팬들을 비롯해 모든 야구계가 그를 주목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던진 탓이었을까. 로저스는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팔꿈치통증을 호소, 시즌 개막 후 한 달여가 지나서야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후 완투승을 한 차례 기록했지만 통증 재발로 6일 1군에서 말소됐다.

문제는 이 때부터 발생했다. 2군에서 회복 중이었던 로저스가 24일 새벽 SNS를 통해 한 팬과의 대화에서 팔꿈치 수술 사실을 알린 것. 이는 인터넷상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구단은 24일 오후 1시 경 공식적으로 그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한화 관계자는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분명 이는 프로 세계에서의 도덕을 어긴 행동이었다.

이제 로저스는 팀을 떠났다. 지난 20일 알렉스 마에스트리에 이은 2번째 웨이버 공시. 한화 엔트리에 남아 있는 외인 투수는 새 얼굴 카스티요 뿐이다.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명의 외인 투수 이탈이라는 아픔을 겪은 한화는 카스티요의 호투에 기대를 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우완투수 카스티요는 지난 20일 총액 25만 달러(약 2억 9000만원)의 조건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160km에 가까운 강속구를 구사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이 주무기다. 미국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32승 50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4.50.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다.

카스티요는 22일 마산 용마고에서 불펜 피칭을 실시했고 24일에는 대전에 등번호 48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나와 대전구장 전광판에 나오는 프로필 사진과 투구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몸 상태가 괜찮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Feel good(필 굿)”이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5일 사이에 외인 2명이 동시에 이탈한 한화. 게다가 한 명은 고액 연봉을 주며 우여곡절 끝에 재계약에서 성공한 선수였기에 아픔은 더욱 컸다. 이제 카스티요가 그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25일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파비오 카스티요(첫 번째), 에스밀 로저스(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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