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상반기 결산③] 이창명·유상무, 경찰서로 간 예능인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상반기에는 유독 연예인들의 사건사고와 구설수가 KBS 예능의 편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함께 한 이들을 울리고, 또 울린 뼈아픈 실책 사례들을 모아봤다.

▲ '드림팀' 마지막 회에 '11년 MC' 이창명은 없었다

KBS 예능국에 불어온 개편의 바람 속에서 '위기탈출 넘버원', '인간의 조건' 등 다수의 장수 프로그램이 상반기 막을 내렸다. 그리고 또 하나의 종영 프로그램은 총 11년의 역사를 가진 원조 스포츠예능 '출발 드림팀'이었다.

지난 1999년 첫 방송 이후 시즌2까지 전파를 탄 '출발 드림팀'은 지난달 29일 방송을 끝으로 11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하지만 '출발 드림팀'을 시즌1부터 지켜 온 MC 이창명은 마지막 방송에 함께 할 수 없었다.

음주운전 의혹을 받고 있는 그가 종영 한 달 전 프로그램에서 불명예 하차한 탓이었다. 의혹의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사고 후 잠적 등 설명하기 힘든 행보로 인해 대중은 그를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또 KBS는 예정된 종영일 뿐, 이창명 사건으로 인해 '출발 드림팀'이 폐지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MC의 구설수로 인해 장수 예능의 마지막이 씁쓸함을 남긴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제작진은 재정비 기간을 거친 뒤 시즌3을 선보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세 번째 시즌의 마이크를 이창명이 잡게 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 유상무, 어느 날 갑자기…

'개그콘서트'라는 막강한 개그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KBS가 MBC, SBS, tvN을 무대로 활약해 온 개그맨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이하 '외개인')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를 가지는 기대작이었다. 하지만 '외개인'은 첫 방송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고, 그 원인은 개그맨 유상무였다.

'외개인'은 당초 지난 4월 21일 첫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출연자 중 한 명인 유상무가 성폭행 미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첫 방송과 제작발표회가 전격 연기됐다. 이후 유상무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외개인'에서는 하차했다.

그리고 '외개인'은 두 차례의 편성 연기 끝에 당초 예정됐던 토요일 저녁이 아닌 일요일 오전 시간대에 자리를 잡게 됐다. '외개인'의 편성시간대가 앞서 이창명 후유증을 겪으며 종영한 '출발 드림팀'의 빈자리라는 점도 아이러니한 대목이었다.

▲ 장동민 논란, '나를 돌아봐'에 찾아온 마지막 악재

'나를 돌아봐'는 방송되는 내내 악재, 구설수와 함께 한 프로그램이었다. 제작발표회 당시의 소동부터, 출연자의 제작진 폭행 시비 등 소란이 가득했던 이 프로그램이 겪은 마지막 악재는 개그맨 장동민의 발언 논란이었다.

장동민은 지난 4월 연인인 가수 나비와 함께 '나를 돌아봐'에 깜짝 합류했다. 하지만 때마침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장동민이 선보인 개그가 한부모 가정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그는 '나를 돌아봐'에서도 일주일 만에 하차했다.

사실 장동민의 '나를 돌아봐' 하차는 이것이 두 번째였다. 지난해 파일럿 방송 당시 배우 김수미와 짝을 이뤄 출연했던 그는 팟캐스트에서 내놓은 발언이 문제가 돼 정규편성 멤버로 함께 하지 못했다. 장동민은 채 1년이 되지 않는 '나를 돌아봐'의 방송 기간 동안 두 번의 하차라는 씁쓸한 기록을 남기게 된 것이다.

'나를 돌아봐'는 개그맨 이경규와 박명수 콤비의 활약 등이 호평을 받으면서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지만, 거듭된 악재로 결국 막을 내리는 비운을 맞이하게 됐다.

[이창명, 유상무, 장동민(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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