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상반기 결산①] '유·강·김·전·김'…예능 5MC, 성적표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지난해 하반기 개그맨 유재석과 강호동의 가세로 JTBC 예능은 지상파 못지않은 초호화 MC 라인업을 꾸리게 됐다. 그중 상반기 활약이 두드러졌던 다섯 MC의 성적표를 뽑아봤다.

▲ 강호동('아는 형님', '마리와 나', '쿡가대표', '천하장사')

강호동은 상반기 JTBC에서 그의 캐릭터만큼이나 의욕적으로 활동을 펼쳤다. 물론 새로운 도전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강호동이 따뜻한 모습을 드러내며 의욕적으로 도전했던 펫방 '마리와 나'는 4개월 만에 막을 내렸고, '셰프원정대-쿡가대표'에서 그의 역할에 대한 의문 어린 시선도 여전하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천하장사'는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공익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프로그램의 방향을 잡지 못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강호동은 '아는 형님'을 남겼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 이후 여러 차례 포맷을 변경하는 등 고전하던 '아는 형님'은 형님학교 콘셉트가 새로운 토크쇼 형식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버즈 민경훈, 슈퍼주니어 김희철, 개그맨 이수근 등 주목받는 웃음 스트라이커가 많은 프로그램이지만, 역시 '아는 형님'의 중심을 잡고 있는 인물은 강호동이다.

▲ 유재석('투유프로젝트-슈가맨')

유재석과 가수 유희열이 함께 하는 '투유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 '슈가맨'이 이제 오는 7월 종영을 앞두고 있다. 유재석의 첫 JTBC 진출작으로 방송 전부터 이목을 끈 '슈가맨'은 향수를 자극하는 콘셉트와 그에 걸맞은 탁월한 섭외력으로 화요일 밤 예능프로그램 중 높은 화제성을 얻는 데 성공했다.

유재석 개인적으로도 MBC '무한도전',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KBS 2TV '해피투게더3'를 잇는 새로운 대표작의 탄생이 필요했던 시점에서,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투유프로젝트'라는 브랜드를 안착시킨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 김구라('썰전', '헌집줄게 새집다오')

프로그램 신설과 폐지의 텀이 유독 짧은 JTBC에서 3년 넘게 목요일 밤을 지키고 있는 '썰전'은 나름의 장수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MC는 김구라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프로그램 신설 초반의 화제성은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던 '썰전'은 올해 유시민 작가, 전원책 변호사라는 최고의 패널과 함께 부활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들과 함께 시사, 정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웃음까지 이끌어낸 MC 김구라의 공은 빼놓을 수 없다.

자칫 큰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주제를 다루는 '썰전'이라는 독특한 성격의 예능프로그램을 3년 이상 이끌고 있다는 점만으로 김구라는 대체 불가능한 영역을 확보한 MC다.

▲ 전현무('비정상회담', '헌집줄게 새집다오')

전현무의 대표작이면서 JTBC 예능의 간판프로그램인 '히든싱어4'가 지난 1월 막을 내린 뒤, 그는 '비정상회담'과 '헌집줄게 새집다오'로 JTBC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100회를 넘어선 '비정상회담'은 최근 큰 변화를 맞이했다. 원년멤버를 비롯한 기존 비정상들이 하차하고, 새로운 멤버들을 맞이한 것이다. MC보다는 외국인 비정상들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 '비정상회담'의 특징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의 캐릭터를 이끌어내는 것은 MC의 몫이다.

전현무의 또 다른 도전은 김구라와 함께 MC를 맡고 있는 '헌집줄게 새집다오'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2016년 새로운 예능 트렌드가 될 것이라 기대했던 '집방' 프로그램들의 부진 속에서 아직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 김성주('냉장고를 부탁해', '쿡가대표')

개그맨 정형돈의 활동 중단 결정 당시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우려를 받은 것이 '냉장고를 부탁해'였다. 셰프군단만큼이나 '냉장고를 부탁해' 열풍의 바탕이 된 지점이 방송인 김성주와 정형돈의 환상적인 호흡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는 여전히 순항 중이다. 다수의 예능인이 거쳐간 임시MC 체제를 거쳐 안정환이 새로운 MC로 합류하기까지 김성주는 우여곡절 많던 시간을 특유의 순발력 있는 진행으로 극복해냈다. 이후에는 김성주 본인 또한 많은 스케줄 속에 건강이 악화되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쿡방이 전국을 달구던 시절만큼의 주목을 받고 있진 않지만, 김성주의 활약 속에 '냉장고를 부탁해'는 여전히 JT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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