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고원준 영입에 대한 기대효과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두산은 노경은과 결별했다.

고원준과의 1대1 맞트레이드를 지난달 31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노경은은 2003년 데뷔 후 13년만에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반면 고원준에게 두산은 넥센, 롯데에 이어 세 번째 팀. 노경은과 고원준은 곧바로 새 소속팀에 합류한다.

두산으로선 노경은과의 결별이 불가피했다. 이유와 배경이 어찌됐든 은퇴파동으로 구단과 파열음을 낸 선수다. 두산은 은퇴파동이 마무리된 뒤 노경은을 2군으로 보낼 때만 해도 당분간 트레이드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말은 트레이드다. 사실 팀 케미스트리 차원에서라도 트레이드가 바람직하다.

▲고원준의 경쟁력

노경은이 반대급부로 영입한 고원준도 괜찮은 자원이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09년 히어로즈에 2차 2라운드에 선발된 우완투수. 2014년과 2015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그동안 롯데에서 잠재력을 완벽히 터트리지는 못했다. 그래도 여전히 만 26세의 젊은 우완투수다.

두산은 왼손에 비해 수준급 오른손 투수가 부족하다. 토종 선발진 주축 장원준과 유희관, 심지어 마무리투수 이현승까지 왼손투수다. 현재 두산 마운드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토종 오른손투수는 메인 셋업맨 정재훈이 유일하다.

두산은 토종 오른손투수의 주축 역할을 노경은이 수행해주길 원했다. 그러나 꿈이었다. 그런 점에서 고원준 영입은 긍정적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선발요원이다. 히어로즈 시절부터 선발로 육성됐다. 롯데에서도 주로 선발로 기용됐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도 4~5선발 경쟁을 펼쳤다.

그런데 고원준은 2014년 상무 시절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 여파인지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올 시즌에도 전체적인 구위는 썩 좋지 않았다. 결국 올 시즌 롯데 선발 경쟁에서 밀려났다. 두산으로선 이런 점을 감안하고 고원준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 어쨌든 두산으로선 고원준이 두산 토종 우완투수의 핵심 자원으로 성장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시간은 충분하다.

▲쓰임새는

실제적 쓰임새는 어떻게 될까. 일단 곧바로 1군에 등록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고원준은 올해 1군에서 4경기 등판에 그쳤다. 최근에는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던졌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성적은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5.40.

고원준이 현실적으로 당장 허준혁을 끌어내리고 5선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은 낮다. 허준혁에 대한 김태형 감독의 신뢰도 높다. 고원준이 KBO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1~4선발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건 더더욱 불가능하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선택해야 한다. 일단 고원준의 현재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후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고원준을 당장 1군에서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우완 스윙맨으로 사용, 마땅한 우완 롱릴리프 요원이 없는 팀의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니면 미래를 대비, 당분간 고원준을 퓨처스리그에서 훈련과 선발등판을 병행시켜 확실한 선발자원으로 만들 수도 있다. 두산이 당장 고원준을 1군에서 활용하지 못한다고 해서 전력이 휘청거리는 건 아니다. 참고로 고원준은 셋업맨 스타일은 아니다.

고원준은 과거에 술을 과도하게 즐긴다는 소문이 있었다. 술을 먹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2012년 12월 음주 접촉사고로 경찰에 적발, 홍역을 치렀다. 자기관리가 완전치 않다는 증거 사례였다. 어쨌든 롯데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말이 있었다. 그러나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롯데에 복귀한 이후에는 달라졌다는 평가도 있다.

결국 두산에서 성적으로 말하면 된다. 궁극적으로 고원준이 향후 강력한 선발투수로 성장하면 두산 선발진은 더 강해진다. 그 과정이 중요하다.

[고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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