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할 뿐이죠” KCC 정휘량, 안양에 보내는 편지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잘해서 옮기는 것이었으면 그나마 덜했을 텐데…. 미안할 뿐이다.”

포워드 정휘량(32, 198cm)이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트레이드가 공식적으로 허용되는 1일 정휘량을 전주 KCC에 무상으로 넘겨줬다. KGC인삼공사로선 포워드 자원이 많은 가운데 2016-2017시즌 도중 최현민까지 군 제대, 역할이 중복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다.

2008 신인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KGC인삼공사(당시 KT&G)의 선택을 받은 정휘량은 이로써 6시즌을 치른 후 KGC인삼공사를 떠나게 됐다. KGC인삼공사에서 부주장을 맡는 등 구단으로부터 신뢰받는 자원 가운데 1명이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된 것.

“5월 중순에 (트레이드를)통보받았다”라고 운을 뗀 정휘량은 “안양에 오랫동안 있었던 만큼, 미안할 뿐이다. 잘해서 옮기는 것이었으면 그마나 덜했을 텐데…. 더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줘 감독님이나 사무국,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복잡한 마음이 앞선다”라고 덧붙였다.

정휘량은 신장에 슈팅능력을 갖춘 식스맨이다. KGC인삼공사가 줄 부상에 시달릴 때 주전과 비주전을 오가며 힘을 보탠 ‘잇몸’이었다. 포워드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KCC에서는 보다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휘량은 “나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이뤄진 트레이드겠지만, 어느 팀이든 경쟁은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KCC에도 젊고, 유능한 선수가 많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KCC가 연고지로 두고 있는 전주는 정휘량의 고향이다. 전북 완주군에서 태어난 정휘량은 어릴 때 다니던 분교가 폐교돼 전주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왔다. 전주전라초, 전주동중, 전주고를 거쳐 단국대에 입학한 정휘량은 “어릴 때 전주로 유학을 왔다”라며 웃었다.

정휘량은 이어 “부모님을 비롯해 대부분의 친척이 계속 전주에 계신다. 부모님이 그동안 내 경기를 별로 못 보셨는데, 전주를 홈으로 두고 있는 팀으로 오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휘량은 더불어 “KCC는 강팀이고, 전통도 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임해 우승 한 번 해보고 싶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정휘량.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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