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행 공백 무색’ 한화 양성우, 좌투수 트라우마 씻나?

[마이데일리 = 대전 최창환 기자] 최진행의 예기치 못한 부상. ‘깜짝스타’ 양성우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양성우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양성우는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17경기 타율 .377 2홈런 12타점으로 활약,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2012년 4라운드 4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양성우는 그간 무명이었다. 2012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총 46경기에 출전했지만,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후 입지가 크게 달라졌다. 최진행이 불의의 어깨부상을 입은 후 출전 기회가 늘어난 양성우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뽐내며 한화 타선의 핵심 가운데 1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양성우는 올 시즌 출전한 17경기 가운데 15경기에서 안타를 때리는 등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 중이다. 지난달 25일 넥센 히어로즈전을 시작으로 6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이며, SK와의 홈 3연전의 첫 경기에서는 극적인 결승타를 때렸다. 2-3으로 뒤진 6회말 1사 2, 3루에서 김태균, 윌린 로사리오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것.

상대가 SK를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김광현이었기에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철저한 노림수였다.

양성우는 결승타를 때린 상황에 대해 “김광현 선수의 주무기가 슬라이더인데, 타석에 들어서기 전 김재현 코치님으로부터 ‘슬라이더를 노려라’라는 조언을 들었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양성우는 이어 “김광현 선수와는 첫 대결이었는데, 나보다 유명하고 잘하는 선수 아닌가. ‘즐겁게 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라며 웃었다.

김광현을 상대로 결승타를 때려 좌타자에 약하다는 단점이 개선될 여지를 보였다는 점도 높이 살만하다. 양성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우투수(.410), 언더핸드(.429)를 상대로는 4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었지만, 유독 좌투수에겐 약했다. 11타수 2안타 타율 .182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SK전에서는 좌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아직 표본이 적지만, 앞으로 양성우의 성장세를 보다 흥미롭게 지켜볼 항목이 추가된 것만큼은 분명하다.

“좌투수에 약한 부분은 동영상을 보며 극복하려 한다”라는 양성우. 이 정도면 굴러들어온 복덩이 아닐까.

[양성우.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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