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들호' 종영④] 박신양만 보였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배우 박신양의, 박신양에 의한, 박신양을 위한 드라마였다. 좋은 의미로 보건, 나쁜 의미로 보건 그랬다.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지난달 31일 방송된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에서도 박신양의 '사이다' 활약은 계속됐다. 5년 만의 안방복귀작인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통해 박신양은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신의 내공을 마음껏 발산했다. 매 회 방송 직후에는 박신양의 연기력에 대한 극찬이 넘쳐났고, 작품 속 비중도 점차 그에게로 집중됐다.

하지만 이에 따른 암(暗)이 있었다. 원맨쇼에 가까운 분량 집중 속에서 조들호를 제외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빛을 잃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여주인공 강소라가 연기한 이은조였다.

이은조는 대형로펌 금산에 입사한 '무늬만 변호사'에서 조들호를 만나 '진짜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매력적인 스토리 라인을 가진 인물이었다. 성장형 주인공이 많은 한국 드라마에서 어쩌면 시작부터 완전체인 조들호보다도 더 주인공 캐릭터에 어울리는 인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분량 면에서 나타난 '선택과 집중' 속에서 이은조 캐릭터는 조들호의 조력자 중 한 명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은조보다 더 한 분량 실종 사례도 존재했다. 12회까지 조들호의 조력자로 활약하던 김유신(김동준) 캐릭터는 어느샌가 작품에서 자취를 감췄다. 물론 실종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은 없었다. 거대 악을 상대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조들호가 어쩌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건은 주변 인물 김유신의 실종 사건일지도 모른다.

색깔 있는 캐릭터들이 그 개성을 잃고 말았다는 점은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남긴 아쉬움이었다.

[사진 = KBS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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