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KIA 불펜 총력전, 상처만 남았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LG와 KIA가 한 주의 첫 경기부터 불펜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양 팀 모두 승수를 따내지 못하면서 헛심만 썼다.

LG와 KIA의 31일 서울 잠실구장 맞대결. KIA는 왼손 에이스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웠다. LG는 상대으로 약한 카드 이준형. 어쨌든 화요일은 6연전의 시작이기 때문에 어느 팀이든 되도록 마운드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가급적이면 선발투수를 길게 끌고 간다.

그런데 상황이 꼬였다. LG 양상문 감독은 선발 이준형이 3회까지 잘 버텼으나 4회 3실점하고, 5회 2사까지 잘 잡은 뒤 연이어 볼넷을 내주자 과감히 퀵후크(3자책점 이하의 투수를 5회 이전에 강판시키는 것)를 단행했다. 5-3으로 앞선 상황서 정현욱이 5회를 잘 마무리했다. 정현욱은 6회 흔들리며 ⅓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김지용도 ⅓이닝 1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진해수가 ⅓이닝 무실점, 신승현이 2⅓이닝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묶었다. 급기야 양 감독은 6-6 동점이던 9회초에 마무리 임정우마저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임정우는 9회는 물론, 10회 1사 3루 위기도 넘겼다. 2이닝 무실점. 11회에 등판한 윤지웅도 12회 위기를 잘 넘기면서 2이닝 무실점했다. 결과적으로 LG는 퀵후크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불펜투수 6명만 소모했다.

KIA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단 선발 양현종이 6회까지 버텨냈다. 1자책했으나 10개의 안타를 맞으며 5실점했다. 고전한 게임이었다. 김기태 감독은 7회부터 박준표, 심동섭, 최영필을 줄줄이 투입했다. 박준표가 ⅔이닝 1실점했으나 야수의 실책이 끼여있어 비자책이었다. 심동섭이 ⅔이닝, 최영필이 ⅓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결국 김기태 감독도 세이브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서 필승계투조 김광수와 홍건희를 연이어 투입했다. 어쨌든 불펜 총력전에서 밀리면 곤란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 김광수가 2⅓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섞어 실점하지 않았다. 홍건희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결과적으로 KIA도 불펜투수 5명을 소모했다.

주요 불펜투수들을 등판시켰을 때 경기를 이기지 못하는 것만큼 비경제적인 운용이 없다. 그만큼 두 팀은 경기 막판 1점이 절실했다. 그러나 불펜 투수들의 역투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LG와 KIA 모두 엄청난 부담을 안고 이번주 잔여 5경기를 치르게 됐다.

[윤정우(위), 김광수(아래).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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