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 이후 5득점, 두산타선의 '벼랑 끝' 집중력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2사 이후에만 5득점했다.

일반적으로 야구에서 2사보다는 무사나 1사에서 득점확률이 좀 더 높다. 아무래도 공격하는 팀 입장에서 2사는 부담스럽다. 아웃카운트 1개만 추가되면 공수교대가 된다는 압박감이 있기 때문. 실제로 2사에선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이 무사나 1사보다 적다. 적시타를 때려야 득점도 하고, 찬스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무사나 1사에서는 공격하는 팀의 부담이 적다. 타자 입장에선 자신이 아웃되더라도 다음 기회가 있기 때문에 찬스를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공격에 임한다. 실제 무사나 1사에서는 타자가 아웃돼도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이 2사 이후보다 많다. 희생플라이는 물론, 내야 땅볼로도 타점과 득점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2사 이후 집중력을 발휘, 많은 점수를 올리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라는 평가가 많다. 올 시즌 선두를 달리는 두산이 딱 그렇다. 이날 전까지 KBO리그 2사 후 타율은 0.280이었다. 14홈런에 104타점이 나왔다. 그런데 두산은 이날 전까지 2사에서 타율 0.323(1위) 25홈런(1위) 145타점(1위) 72볼넷(2위)을 기록했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는 0.956이었다. 2사 후 두산의 응집력이 리그 최고라는 의미다.

27일 잠실 LG전. 두산은 1회 3점, 2회 2점을 얻어낸 뒤 더 이상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선발투수 유희관을 비롯한 투수들이 영봉승을 합작하며 맹활약했다. 그러나 1~2회 5득점이 그만큼 값졌다. 이 5득점은 모두 2사 후에 나왔다. 이른바 '벼랑 끝' 집중력이었다.

1회 1사 1,2루 위기서 4번타자 오재일이 류제국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최근 오재일의 타격감은 약간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양의지가 류제국의 초구를 노려 좌중간 결승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에반스도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며 행운의 1타점 중전적시타를 기록했다.

2회에는 2사 후 출루, 연결, 득점이 이뤄졌다. 선두타자 허경민과 김재호가 각각 범타로 물러난 뒤 박건우가 좌전안타를 뽑아냈고,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최주환이 1타점 좌전적시타를 뽑아냈고, LG 야수들이 홈 송구를 시도하는 사이 최주환이 2루 스코어링포지션에 안착했다. 결국 후속 민병헌의 1타점 우월 2루타 때 최주환마저 홈을 밟았다. 2사 후 순식간에 3점을 뽑아낸 것. 두산 타선의 응집력과 짜임새가 입증된 장면이었다.

[두산 선수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