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 보였다” kt, ‘현역병’ 이민재와 1년 계약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입대 전에는 나 자신에게 소홀했고, 나태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부대에서 간절함이 생긴 만큼, 이제는 사활을 걸 생각이다.”

부산 kt에서 벤치멤버로 활약하다 군 입대한 이민재(29, 189cm)가 친정팀과 극적으로 계약을 맺었다. FA(자유계약) 신분인 이민재는 27일 kt와 계약기간 1년 보수총액 3,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민재는 현재 군인 신분이다. 상무(국군체육부대) 입대가 좌절된 이민재는 지난 2014년 10월 6일 입대, 20사단 포병대대에서 군 복무 중에 있다. 전역예정일은 오는 7월 6일.

kt는 최근 휴가기간인 이민재의 몸 상태와 마음가짐을 종합적으로 평가, 그에게 기회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민재는 현역시절 나를 터프하게 수비했던 게 기억에 남는 선수였다. 그때 얘기를 잠시 나누며 절실함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운을 뗀 조동현 감독은 “열심히 운동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구단에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선수들에겐 없는 투지가 보였다. 식스맨이든, 세븐맨이든 벤치멤버로 활력소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각종 대회에 출전해 경기감각을 유지하는 상무나 퇴근 후 개인운동이 자유로운 공익근무요원과 달리,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하면 상대적으로 몸을 관리하는데 제약이 많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민재는 프로농구 복귀를 위해 부대에서 시간을 쪼개 몸을 관리해왔다. 연등시간에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농구관련 영상을 매일 찾아봤고, 새벽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한 덕분에 근력은 입대 전보다 좋아졌다.

지인들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민재는 “(허)진석이 형(LG 매니저)이 볼에 대한 감각을 익히라고 새로운 공인구인 몰텐볼을 선물해주셨다. 송영진 코치님도 최근에 부대로 볼을 보내주셨다. 덕분에 감각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계약기간이 1년에 불과한 만큼, 이민재는 당장 2016-2017시즌부터 팀에 기여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해야 롱런할 수 있다.

일단 팀 동료들이 이민재의 빠른 적응을 돕기 위해 지원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조동현 감독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이민재의 장점은 근성과 수비다. 더불어 이민재는 슈팅능력을 바탕으로 과거 서울 SK, 창원 LG에서 조커 역할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에 조성민은 이민재에게 조동현 감독이 원하는 수비자세를 알려주고 있다. 이민재처럼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스타 반열에 오른 박상오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입대 전에는 나 자신에게 소홀했고, 나태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부대에서 농구에 대한 간절함이 생겼다. ‘이거 아니면 안 된다’라는 생각뿐”이라고 운을 뗀 이민재는 “나이도 서른이 됐고, 최근 동국대 동문들(천대현, 김종범)도 우리 팀과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며 이적했다. 나는 기량이 출중한 것도, 이름값 있는 선수도 아니지만 자극이 된다. 이번에는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민재는 이어 “열심히 임하면, 결과는 그만큼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사활을 걸고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8일 부대로 복귀하는 이민재는 6월에도 휴가를 나오면 kt 숙소에 합류, 전술훈련과 개인운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민재는 “포상휴가를 많이 받아 운동할 시간도 많이 벌었다”라며 웃었다.

[이민재(우).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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