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에반스, 최근 잠실 3홈런 130m이상 초대형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괴력의 에반스다.

두산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1로 앞선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KT 엄상백에게 풀카운트서 6구 높은 코스의 슬라이더를 통타, 좌월 솔로포를 퍼트렸다. 시즌 8호.

에반스의 5월 타격감이 대단한 건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이날 전까지 에반스는 5월 60타수 24안타 타율 0.400에 6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홈런 1개를 추가했으니 5월에만 18경기서 7홈런을 기록했다. 적어도 특정팀과의 3연전을 치르면서 홈런 1개는 쳤다는 의미다.

사실 홈런 개수보다도 놀라운 건 홈런 비거리다. 에반스는 올 시즌 8개의 홈런 중 4월 6일 잠실 NC전서 터트렸던 KBO리그 데뷔 첫 홈런(115m)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비거리 120m를 넘긴다. 정확히 8개 중 3개의 비거리가 130m를 넘었다. 그리고 130m를 기록한 3개의 홈런 모두 국내에서 가장 드넓은 잠실에서 쳤다.

실제 에반스는 19일 잠실 KIA전서 KIA 에이스 양현종을 무너뜨리는 투런포를 쳤다. 볼카운트 2B1S서 4구 127km 높은 체인지업을 통타, 잠실구장 관중석 위에 설치된 상단 광고판을 그대로 때렸다. 보통 잠실에서의 홈런은 아무리 커도 관중석 중앙지역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당시 에반스의 홈런은 관중석을 넘겼고, 조금 더 높았다면 2000년 김동주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장외홈런이 될 수도 있었다. 당시 한 관계자는 "기록상 130m였을 뿐, 140m는 훌쩍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라고 했다.

에반스는 21일 부산 롯데전서는 박세웅을 상대로 포크볼을 공략, 비거리 120m짜리 소박한(?) 홈런을 쳤다. 그러나 24일 잠실 KT전 4회말에 정대현을 상대로 볼카운트 1B2S서 131km 투심패스트볼을 통타, 비거리 130m 중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 역시 잠실구장 중앙펜스를 살짝 넘어간 게 아니라 스탠드 하단에 꽂일 정도로 멀리 날아갔다. 잠실 중앙펜스를 넘기는 홈런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홈런 역시 대단했다.

끝이 아니었다. 26일 잠실 KT전서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엄상백을 상대로 풀카운트서 6구 125km 높은 슬라이더를 공략, 또 다시 비거리 130m 초대형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 홈런은 일주일 전 양현종을 상대로 만들어낸 홈런보다는 포물선이 낮았고, 실제적 비거리도 짧았다. 그러나 이 홈런 역시 잠실구장 외야 스탠드 최상단에 꽂히는 엄청난 홈런이었다.

홈런은 담장을 살짝 넘어가도, 장외로 넘어가도 똑같은 1홈런일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타격감이 살아난 에반스는 제대로 걸리면 아주 큼지막한 홈런을 날릴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반에도 에반스를 두고 "타고난 파워가 대단하다.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폼은 아니지만, 제대로 맞으면 크게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 에반스가 김 감독 말대로 해내고 있다.

에반스는 계속 6~7번에 배치된다. 그러나 최근 활약과 파괴력은 약간 주춤한 오재일과 김재환 그 이상이다. 그야말로 공포의 하위타자다. 퇴출설은 사라진지 오래다.

[에반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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