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은범, QS만큼 값졌던 6⅔이닝 4실점

[마이데일리 = 고척돔 고동현 기자] 비록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는 무산됐지만 이에 못지 않은 호투였다.

송은범(한화 이글스)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4실점을 기록했다.

송은범은 'SK 왕조' 시절 주축 투수 중 한 명이었다. 2003년 입단 이후 2007시즌 6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하며 꽃을 피웠다. 2008년 8승, 2009년 12승, 2010년~2012년 8승까지 매 시즌 선발과 불펜으로 오가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2007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6시즌간 184경기(110선발)에 나서 50승 28패 10홀드 9세이브 평균자책점 3.26을 남겼다. 여느 투수와 비교해도 떨어질 것 없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2013시즌부터 그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KIA는 2013시즌 초반 그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시즌 초반 부진이 잠깐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오랜 기간 계속됐다. 2013시즌 41경기 1승 7패 평균자책점 7.35, 2014시즌 27경기 4승 8패 평균자책점 7.32에 그쳤다. 한화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에도 2승 9패 평균자책점 7.04가 전부였다.

3시즌 모두 49이닝 이상을 소화했지만 남은 것은 7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올시즌 초반에도 이는 다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모처럼 '예전 모습'을 선보였다. 20일 kt전에 나서 6⅔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볼넷 무실점 투구를 펼친 것.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이자 승리였다.

이날도 3회까지는 '완벽투'를 재현했다. 안타 1개만 내줬을 뿐 3회까지 나무랄 데 없는 투구였다.

4회에는 선두타자 박정음에게 안타와 도루를 내줬지만 후속 2타자를 막으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김민성에게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뒤 이택근에게 볼넷, 박동원에게 2타점 우중간 2루타, 김하성에게 1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4실점했다.

만약 이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면 SK를 떠난 이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하는 것이었다.

송은범이 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은 SK 시절인 2012년 9월 9일 넥센전(6⅔이닝 1실점)-9월 18일 롯데전(7이닝 1실점)-9월 23일 두산전(7이닝 1실점) 등 3경기 연속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4회 4실점으로 인해 이는 신기루가 됐다.

이에 좌절하지 않았다. 5회부터 다시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고 결국 7회 2아웃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2경기에서 13⅓이닝 소화라는, 선발투수의 기본적인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그러자 잠잠했던 타선도 힘을 냈다. 8회 상대 실책을 발판 삼아 대거 5득점하며 역전한 것. 이후 한화는 필승조를 총투입해 승리를 완성했다.

만약 송은범이 오랜 기간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면 필승조 투입이 분산됐고 이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비록 기록으로만 본다면 4년 만의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가 무산됐지만 투구 내용은 이 아쉬움을 상쇄할만큼 인상적이었다.

[한화 송은범. 사진=고척돔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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