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양현종, 7전8기 첫 승과 2G연속부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양현종의 2016시즌 초반이 꼬인다.

우여곡절 끝에 첫 승을 따냈다. 7전8기였다. 그러나 이후 갑작스럽게 2경기 연속 좋지 않았다. 19일 잠실 두산전서 4⅔이닝 7피안타 5탈삼진 2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25일 대구 삼성전서도 6이닝 6피안타 3탈삼진 3볼넷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평균자책점이 4.21로 치솟았다. 승수는 단 1승(6패). 물론 10경기서 7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하며 체면을 세웠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1선발의 성적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불운과 부진이 섞여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극악의 궁합

양현종은 7전8기 끝에 5월 13일 광주 한화전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7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했다. 타선이 양현종에게 4점을 지원하면서 모처럼 궁합이 맞았다. 직전까지 7경기서 48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양현종이 지원 받은 점수는 단 13점. 9이닝으로 환산하면 약 2.4점 지원에 그쳤다. 그는 7경기 중 개막전을 제외하고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심지어 그 중 4경기서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특급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으나 1승도 올리지 못했다. 급기야 7일 고척 넥센전서는 8이닝 3자책점 완투패까지 당했다.

이 시기에 돋보였던 건 양현종이 타자들의 극악의 지원에 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에이스이자 1선발답게 꾸준히 호투한 부분이다. 140km 후반의 패스트볼을 뿌리면서도 제구가 좋아 타자와의 볼카운트 싸움에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활용,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했다. 지능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이고 소화 이닝을 늘렸다. 패전이 쌓였지만, 평균자책점은 계속 떨어졌다.

그런데 첫 승 이후 최근 2경기 양상은 정반대였다. 19일 경기서는 타선이 1~3회에 연이어 1점씩 따내며 3점 리드를 안겼으나 양현종이 4~5회 7실점하며 무너졌다. 25일 경기서도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5회까지 2-1 리드, 양현종이 승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그러나 5회 5실점하며 또 다시 스스로 무너졌다.

양현종이 지난 2경기서 특별한 문제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 제구가 평소답지 않게 다소 흔들렸고 볼이 많았다. 그러나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도 시즌 내내 좋은 페이스를 보여줄 수는 없다. 어쩌다 얻어맞고 난타를 당할 수 있다. 그게 지난 2경기 연속으로 나왔다고 보면 된다. 다만, 양현종으로선 첫 승 후 탄력을 받아야 할 시점의 부진이라 뼈 아프다.

▲시즌 후 외부평가는

양현종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2년 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으나 입찰액이 너무 낮아 포기했던 아픔이 있다. 그는 이후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되도록 언급하지 않았다. 여전히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올 시즌 초반 행보는 만족스러울 리 없다. 어쨌든 해외진출을 하려면 FA 자격을 얻는 올 가을과 겨울이 적기다.

구체적으로 외부(예를 들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서 양현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는 없다. 다만,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경우 양헌종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체크했고, 올 시즌 타선과의 좋지 않은 궁합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투구내용만을 놓고 평가한다면 지난 8경기 1승에 고개 숙일 이유는 전혀 없다. 리그 최정상급 피칭이었다. 그러나 최근 2경기는 양현종으로서도 할 말이 없다.

양현종은 4~5월 일정을 마치고 6월을 기다린다. 정규시즌 ⅓지점을 통과했다. 여전히 약 20회 정도 더 선발 등판한다. 남은 ⅔일정에 따라 시즌 후 가치가 결정된다. 양현종에게 좌절보다는 심기일전이 필요한 시기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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