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타석포' 이대호, 선발출전하면 확실히 보여준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발 출전하면 뭔가 확실히 보여준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데뷔 처음으로 연타석홈런을 쳤다. 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서 8번 1루수로 선발 출전, 6회와 7회 연타석홈런을 때렸다. 시애틀은 이대호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9-8로 역전승했다.

이대호는 4월 28일 휴스턴전 이후 1주일만에 선발 출전했다. 4-8로 뒤진 6회초 라이언 딜을 상대로 초구 91마일 패스트볼을 공략, 비거리 130m 중월 솔로포를 쳤다. 4월 14일 텍사스전 끝내기 홈런 이후 7경기만의 홈런. 시즌 3호.

끝이 아니었다. 7-8로 뒤진 7회초 2사 2루 찬스서 존 엑스포드에게 볼카운트 3B1S서 5구 95마일 패스트볼을 공략, 비거리 112m 좌월 역전 투런포를 쳤다. 시즌메이저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 시즌 4호. 이 한 방은 결승타가 됐다.

올 시즌 이대호는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을 통해 제한적으로 출전한다. 사실상 주전 1루수는 아담 린드이고, 이대호는 백업으로 간헐적인 기회를 받는다. 왼손투수가 선발로 나설 때 주로 1루수로 출전한다. 계약규모와 커리어에서 린드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

그래도 이대호는 선발 출전만 하면 뭔가 확실히 보여준다. 이날을 포함,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4월 6일 텍사스전, 9일 오클랜드전, 10일 오클랜드전, 13일 텍사스전, 17일 뉴욕 양키스전, 24일 LA 에인절스전, 27일 휴스턴전, 28일 휴스턴전에 이어 9차례 선발 출전했다.

자세히 보면 선발출전한 9경기서 대부분 제 몫을 했다. 6일 텍사스전서 2타수 무안타 이후 교체됐지만, 9일 오클랜드전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뽑아냈다. 10일 오클랜드전서 잠잠했지만, 13일 텍사스전서 3타수 1안타로 나쁘지 않았다. 17일 양키스전서도 3타수 1안타, 27일 휴스턴전서는 데뷔 첫 멀티히트(4타수 2안타 2타점)를 기록했다. 28일 휴스턴전서도 1안타를 쳤다.

이대호는 올 시즌 선발출전 9경기 중 6경기서 안타를 때렸다. 제한된 기회서 최소한의 자신의 몫을 해낸 것이다. 홈런 4개 중 3개 역시 선발출전 경기서 나왔다. (나머지 1개는 대타 끝내기 홈런) 선발출전시 성적은 무려 25타수 9안타 타율 0.360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신인이다. 빡빡한 일정, 긴 이동거리, 처음 보는 메이저리그 투수들 등 적응해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상황서 불규칙적으로 선발 출전한다.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환경이다. 그럼에도 9경기 중 6경기서 안타를 때렸다. 2경기는 멀티히트였고 심지어 1경기는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이대호 특유의 홈런생산력과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다. 이날 9회초 무사 2,3루 찬스서는 고의사구도 경험했다. 이대호로선 은근히 기분 좋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시애틀 스캇 서비스 감독은 린드와 이대호의 플래툰시스템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을 듯하다. 이대호로선 답답해도 어쩔 수 없는 현실. 이 집중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지금까진 주어진 환경에서 너무나도 잘하고 있다.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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