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차태현, '엽기적인 그녀2' 선택이 아쉽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차태현이 '엽기적인 그녀2'에서 15년만에 견우로 돌아왔지만, 1편을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큰 영화로 남을 듯 싶다.

4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엽기적인 그녀2' 언론시사회에는 배우 차태현과 조근식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 예정이었던 새로운 엽기녀 빅토리아와 후지이 미나는 개봉일이 미뤄지면서 시사회 일정도 변경되자, 각자 예정된 스케줄로 인해 불참했다.

이날 공개된 '엽기적인 그녀2'에서 차태현은 15년 전 풋풋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오랜만에 인사를 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비구니로 설정돼 속세를 떠난 1편의 그녀(전지현)에 이어 또 다른 그녀이자 본래 견우의 첫사랑인 그녀(빅토리아)와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2001년 1편 속 차태현은 풋풋하면서도 남녀의 역할 분배가 바뀐다는, 그 당시 다소 파격적인 설정 속 순정남이었다. 그는 구두로 발이 아파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자신의 운동화를 내어줬고, 교복을 입고 민증을 제시하며 당당히 나이트클럽에 가는 등 색다른 모습으로 귀여움과 엽기적인 모습을 보여준 캐릭터였다.

하지만 2016년, 현실에 찌든 견우의 모습은 안타까웠고 매력도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시사회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 "많은 생각을 해왔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견우를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있었다. 마지막에는 그 생각이 크게 좌우했던 것 같다. 하기 전까지는 너무 많은 생각과 고민들이 있었는데 막상 촬영을 할 때는 오랜만에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야기를 이어나가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전지현을 비구니로 설정해, 개봉 전부터 1편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에 대해 "워낙 전작을 사랑하는 분들이 있고, 전지현 씨가 없는 '엽기적인 그녀'를 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미안했다. 둘이 안하면 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속편을 나 혼자 하게 되고 감독님은 '그녀'를 비구니로 보냈지만 사실 전지현 씨에게 그 장면 때문에 아직도 미안하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1편의 팬들을 생각한다면, 굳이 전지현을 비구니로 설정했어야 했을까. 또 차태현의 매력이 1편만큼 드러나지 않았던 2편의 짠내나는 모습도 감동이나 재미, 매력 포인트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엽기적인 그녀2'는 원조 엽기적인 그녀(전지현)를 떠나보낸 견우(차태현)가 그의 인생을 뒤바꿀 새로운 엽기적인 그녀(빅토리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 신혼이야기다. 더 강력해지고 살벌해진 그녀만의 독특한 애정 공세를 견뎌내는 견우의 인생수난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12일 개봉 예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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