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필름메이커"…'곡성' 나홍진을 향한 폭스의 믿음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20세기 폭스가 나홍진 감독에게 전폭적 신뢰를 보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 제작 사이드미러·폭스 인터내셔널 프러덕션(코리아)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언론시사회에 의외의 인물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폭스 인터내셔널 프러덕션의 토마스 제게이어스 대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인물이 국내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건 이례적 일이다.

이 자리에서 토마스 제게이어스 대표는 "뵙게 돼서 반갑다. '곡성' 때문에 일부러 오늘 아침 5시에 도착했다. 엄청나게 좋은 영화 '곡성'의 세계 프리미어에 참석하게 돼 반갑다"며 첫인사를 건넸다.

앞서 나홍진 감독은 '곡성'의 제작기간이 5~6년 정도 걸렸는데 이십세기폭스가 영화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믿어줬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토마스 제게이어스 대표는 "왜 (나홍진 감독에게 전권을) 다 드렸는지 보셨을 것 같다"며 '곡성'에 대한 자신감과 나홍진 감독에 대한 믿음을 표했다.

그는 나홍진을 일컬어 "뛰어난 능력을 지닌 전세계적 감독"이라고 평한 뒤 "비전도 있고, 나홍진 감독이 선보인 세 편의 영화가 다 다른 느낌인데 훌륭하게 만드는 걸 보고 협업해 영광이라 생각했다. 8년 전 '추격자'를 봤는데 그 때도 엄청난 재능이 있다고 느꼈다. 다행히도 (폭스가 부분 투자를 했던) '황해'에 이어 '곡성'도 제작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를 보면 왜 함께할 수밖에 없을지 충분히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폭스는 지난 2008년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전세계 주요국가의 자국어 영화에 투자 및 수급을 진행하는 등 해외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중국, 독일, 러시아, 스페인, 인도 등 11개 국가에서 이러한 작업들을 진행 중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토마스 제게이어스 대표는 나홍진 감독을 예로 들며 전세계, 특히 아시아 영화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만 하더라도 '황해'의 부분 투자를 시작으로 '런닝맨'(2013), '슬로우 비디오'(2014), '나의 절친 악당들'(2015)이 폭스의 품에서 탄생했다.

토마스 제게이어스 감독은 "나홍진 감독은 세계 최고의 필름 메이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필름메이커와 함께 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며 "로컬 제작을 많이 성장시킬 생각이다. 한국에서 일 년에 한 편 정도인데 2~3편으로 늘릴 것이다. 중국도 횟수를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로컬 필름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고 창의력이 가득한,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계속 주목하고 더 많은 작품을 제작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폭스의 한국영화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 된다. 한국을 찾은 토마스 제게이어스 대표는 '곡성' 시사회에 참석하는 것 외에도 제작사들과 미팅을 하며 폭스의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토마스 제게이어스 대표는 "특정 장르, 영화만 작업한다는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물론 상업영화사이기 때문에 예술적 가치와 동시에 관객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그런 영화들이 기준이 되기는 한다"며 "한국은 역사적으로도 풍부한 영화 소재, 뛰어난 사람이 있고 앞으로도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된다. 나홍진 감독 같은 분이 있으면 또 다시 제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폭스가 선보일 또 다른 한국 영화들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한편 폭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 속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나홍진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자 6년 만의 신작으로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천우희 등이 출연했으며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오는 12일 개봉.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토마스 제게이어스 대표와 나홍진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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