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곽진언 "정규 데뷔, 내 음악이 날 너무 힘들게 했다"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지난 2014년 우연히 티비를 통해 흘러 나온 '자랑'을 들었을 때, 묵직한 중저음과 조금은 밋밋한 표정의 가수 곽진언(25)을 봤다. 초연한 듯해 보이는 얼굴과는 반대로, 그의 목소리는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게 한번은 뒤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 이후 약 1년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푹 끓인 사골처럼, 오랜 시간을 거쳐 곽진언에게는 자식 같은 11곡의 음악이 탄생했다. 곽진언은 그 음악들을 "새끼들"이라고 칭했다.

"제가 작업을 오래 했는데, 하면 할수록 힘들어졌어요. 제 노래를 다 지워버리고 싶고, 너무 창피하고, 이게 뭔지 모르겠고. 제 노래가 싫어지고 너무 답답하고 하니까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어요. '내 노래들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밉다 싫다'고 했어요. 엄마가 그러셨죠. '내 손자들 미워하지 마렴, 네 새끼들이면 나한테 손자인데 네가 네 새끼를 미워하면 어쩌냐' 했어요."

엄마와 잠깐의 통화는 오랜 시간 괴롭혔던 슬럼프에서 곽진언을 꺼내줬다. 그리고 곽진언은 자신의 '새끼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제 아이디어고, 제 소리잖아요. 제가 미워하면 아무도 그걸 좋아해주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제일 먼저 이 노래를 좋아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앨범에 담긴 노래들, 절 제일 힘들게 했지만 제가 좋아합니다!"

데뷔부터 정규앨범을 들고 나온 곽진언의 이번 음악들은 곽진언이 하나하나 프로듀싱을 거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만족하냐'고 물었더니, "어떻게 만족할 수 있겠냐"라고 겸손해했다.

"일반 사회로 치면, 전 사회초년생이잖아요. 막 데뷔한 입장이고, 제 자작곡을 엮어서 내는 만큼 애정이 있지만, 그래도 모든 걸 혼자 했다고 설명 드렸으니 들으시는 분들이 감안하고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풋풋한 느낌이 살아있는 앨범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도도 완성도겠지만 완성도보다 음악적인 색깔이 더 중요했고, 제가 전해드리고 싶었던 게 잘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꾸밈 없이 제 마음을 표현했고, 여러분들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을 만한 앨범이면 합니다."

이번 곽진언의 정규 앨범 '나랑갈래'는 총 11트랙이 수록됐으며 타이틀곡 역시 앨범명과 동명의 '나랑갈래'다. 타이틀곡 '나랑갈래'는 곽진언이 가장 먼저 썼던 곡으로, 편곡의 유려함과 보컬 흡인력이 돋보인다.

곽진언 데뷔 앨범은 오는 10일 발매.

[가수 곽진언. 사진 = 뮤직팜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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