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홍길동③] 박근형·고아라부터 아역까지 '하드캐리'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홍길동 역의 이제훈과 광은회의 실세인 강성일 역의 김성균이 주축이 돼 극을 이끌어나가지만, 이들 외에도 아역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열연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노정의·김하나, 동이&말순 자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을 다 본 관객이라면, "말순이 대박이다"라는 말이 자연스레 흘러나온다. 할아버지를 찾기 위해 홍길동(이제훈)의 옆에서 모든 행방을 기록하며 그를 돕기 위해 애쓰는 동이(노정의)와, 그와는 반대로 거짓말로 둘러대는 홍길동에게 "저 아저씨 이상해, 왜 일을 저런식으로 해?"라며 의심을 품는 말순이는 역대급 최연소 신스틸러다.

분명 탐정 수사물이지만, 말순이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레 엄마 미소가 나올 정도로 말순이의 활약은 대단하다. 촬영을 했을 당시가 7살의 나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대사의 맛을 잘 살려낸 김하나의 말순이 연기는 기특하다. 또 그와 달리 성숙한 언니 역할을 해 말순이의 곁을 지켜주는 노정의는 연기 경력이 전무한 김하나를 도와 따뜻한 자매애를 그렸다.

▲ '황회장으로 변신' 고아라, 짧은 분량이 아쉬워

배우 고아라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 막대한 부를 갖춘 불법 흥신소 활빈당의 실질적인 보스 황회장 역을 맡았다. 그는 '응답하라 1994'에서 보여줬던 말괄량이 모습은 모두 지워버리고, 붉은 립스틱에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비주얼부터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하지만 아쉬운 건 고아라의 짧은 분량. 앞서 고아라는 카메오로 캐스팅 제안을 했음에도 시나리오를 읽고 작품을 하고 싶어 흔쾌히 결정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훈과 만나는 장면은 한 장면 뿐이고, 모두 전화를 통해 홍길동 역의 이제훈과 대화를 하는 장면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탐정 홍길동' 속편이 만들어진다면, 고아라와 이제훈의 또 다른 케미를 볼 수 있을까.

▲ 박근형, '선생님'이라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배우 박근형은 약 50여 년간 탄탄한 내공으로 다양한 작품과 무대에 서왔다. 그는 극중 20년간 홍길동이 찾아 헤맨 원수 김병덕으로 분해, 비주얼부터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겼다.

김병덕은 손녀 동이와 말순이 걱정만 하는 손녀바보이지만, 홍길동에게는 꼭 찾아 복수를 해야하는 인물로 미스터리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극 말미에서 손녀들을 생각하는 할아버지의 투박하면서도 따뜻하면서도 모습은 굳이 대사가 없어도 충분이 마음이 전달되는 명장면이다.

조성희 감독은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선생님'이라 불린 박근형에 대해 아낌없는 존경심을 드러냈다. 감정 표현을 위해 쉬는 시간에도 맨발로 쉬었고, 묶여있는 포박 그대로 몇 시간을 참고 버티는 등 현장에서 살아있는 연기 교과서로 불리며 후배 배우들에게 귀감이 됐다. 이에 조성희 감독은 "박근형 선생님이 작품에 출연해준 것은 우리 영화의 가장 큰 행운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뮤지컬배우로 폭 넓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정성화, 그리고 작품의 가장 마지막에 짧지만 강한 임팩트로 등장하는 스타까지,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는 배우들의 연기만 보더라도 조금도 지루함없이 러닝타임을 꽉 메운다. 4일 개봉.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스틸.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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