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호 솔로포 의미, 이틀 전 아쉬움 털어냈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틀 전 아쉬움을 털어냈다.

KIA 이범호가 솔로포를 뽑아냈다. 결과적으로 경기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범호로선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이범호는 1일 광주 두산전서 0-4로 뒤진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볼카운트 1S서 두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2구 117km 몸쪽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걷어올렸다. 비거리 110m 좌월 솔로포. 이 한 방으로 KIA는 0패를 면했다. 동시에 개인통산 1400안타를 달성했다.

이범호 개인적으로는 이틀 전 아쉬움을 털어낸 한 방이었다. 지난달 29일 두산과의 주말 3연전 첫 경기. 3-1로 앞선 5회말 2사 2루 상황이었다. 타석에 들어선 이범호는 두산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서 5구를 공략, 좌중간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이 타구가 애매한 지점에 떨어졌다. 언뜻 보면, KIA챔피언스필드 좌중간 담장 위 노란 안전 그물망 기둥을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심판진은 이범호의 타구를 2루타로 인정했다. 1루주자 브렛 필이 홈을 밟아 이범호에게 1타점이 기록됐다. KIA는 3-1서 4-1로 달아났다.

하지만, 이범호로선 아쉬운 장면이었다. KIA 벤치는 합의판정을 신청했다. 이범호의 타구가 홈런 아니냐는 것이었다. 홈런 합의판정은 합의판정 횟수로 기록되지도 않아 부담이 없었다. 구심은 심판합의 끝에 이범호의 타구를 2루타로 인정했다. 그러나 이후 현장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범호의 타구는 2루타가 아니라 홈런이었다.

알고 보니 챔피언스필드 담장 위에는 노란 안전 그물망이 설치됐고, 그 뒷부분에 또 다른 작은 검정색 그물망이 설치된 상태다. 이 검정색 그물망은 노란 안전 그물망 뒤에 있지만, 길이가 작아 멀리서는 육안으로 좀처럼 확인되지 않는다. 사실 이범호의 타구는 노란 안전 그물망 기둥에 맞은 뒤 검정색 그물망에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이 검정색 그물망은 팬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것일 뿐, 펜스가 아니다. 때문에 이 검정색 그물망에 맞는 순간 타구는 안타가 아닌 홈런이다. 그래서 이범호의 타구는 그라운드에 떨어졌지만, 사실 홈런이었다.

이범호는 "팀이 이기면 개인기록은 괜찮다"라고 성숙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아쉽지 않을 리 없다. 이날 5호 홈런은 사실 6호 홈런이었다. 이범호로선 이틀 전 아쉬움을 털어낸 한 방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틀 전과는 달리 행운도 섞였다. 이범호는 니퍼트의 초구에 파울을 쳤는데, 포수 최재훈의 머리 위로 크게 치솟았다. 무난한 포수 파울플라이가 예상됐다. 심지어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았다. 그러나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최재훈은 낙구 지점을 정확하게 캐치하지 못했고, 불안정한 자세에서 포구 동작을 취하더니 결국 이범호의 파울 타구를 글러브에 넣었다가 땅에 떨어트렸다. 최재훈의 실수가 아니었다면, 이범호의 시즌 5호 홈런은 여전히 나올 수 없었다.

이범호는 이날 경기 전 "열심히 하다 보면 운도 찾아오겠죠"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결과적으로 최재훈이 이범호에게 행운을 안겼다.

[이범호.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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