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커야 한다" KIA 김기태 감독 메시지 의미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간이 커야 한다."

KIA는 한화와의 주중 원정 3연전서 2패했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의 호투가 돋보였다. 하지만, 타선 침묵으로 승수를 쌓지 못했다. 특히 28일 경기가 뼈 아팠다. 연장 11회말 끝내기안타를 맞고 한화의 시즌 첫 연승 제물이 됐다.

KIA에도 몇 차례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타선이 번번이 찬스를 날렸다. 다만, 김기태 감독이 가장 아쉬워한 장면은 11회초에 나왔다. 당시 선두타자 윤완주가 권혁에게 3구삼진을 당했다. 3개의 스트라이크에 방망이를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물러났다.

김 감독은 곧바로 주장 이범호를 불렀다. 그리고 잠시 뭔가를 얘기했다. 그 모습이 중계방송 화면에 잡혔다. 김 감독은 29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타자들은 간이 커야 한다"라고 했다. 이범호에게 직접 전한 말이었다. 무슨 의미일까.

▲KIA 타선 현실

KIA 타선은 전체적인 짜임새가 떨어진다. 출루~연결~해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출루가 제대로 되면 연결과 해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출루자체가 봉쇄되면 어쩌다 큰 것 한방으로 점수를 뽑는 식이다. 지난 주말 롯데와의 원정 3연전서 대폭발했으나 주중 한화 원정서는 다시 문제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2015년 부임한 뒤 타선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최대한 많은 타자들을 1군에서 활용하면서, 개개인의 강점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커리어가 적은 타자들은 애버리지가 떨어진다.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주춤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김 감독은 29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고정타순이 가장 좋다. 타자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건 좋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KIA 현실에선 어쩔 수 없다. 김 감독은 철저한 경쟁을 통해 최적의 라인업을 만드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간이 커야 한다

김기태 감독이 윤완주를 비롯한 KIA 젊은 타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간이 커야 한다"다. 일일이 타자들에게 전할 수 없으니 주장 이범호를 부른 것이다. 그것도 긴박한 연장전 도중이었다. 그만큼 김 감독의 속이 탔다.

김 감독은 "나는 실패(범타를 의미)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B에서 웨이트 사인을 내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쳐야 한다. 그때 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어떤 상황이든 적극적인 배팅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윤완주가 절체절명의 승부가 이어지는 연장전서 스트라이크 3개를 쳐다보기만 하고 덕아웃으로 돌아온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어제 정도의 상황(연장 11회 접전)에 부담을 가지면 안 된다"라고 했다. 스윙 한 번에 경기결과가 달라지는 연장전이라고 해도 공격적인 자세로 타석에 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김 감독은 '간이 커야 한다'라고 했다. 기술적인 보완과는 별개로, KIA 젊은 타자들은 타석에서 움츠러들지 않아야 한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KIA는 29일 광주 두산전서 4점을 뽑아냈다.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기태 감독(위), 김기태 감독과 이범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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