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남 김동준, "골키퍼 정말 재미없어요"

[마이데일리 = 성남 안경남 기자] 그라운드안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상대 슈팅을 막아내는 골키퍼가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골키퍼 포지션이 재미없다고 한다. 바로 성남FC ‘신인’ 골키퍼 김동준의 이야기다.

김동준은 28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6 성남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솔직히 성남에서 곧바로 주전으로 뛸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길면 2년 짧게는 1년 정도 배우자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운이 좋게 23세 이하 규정 때문에 기회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시절 김동준은 연령대 최고 골키퍼로 주목을 받았다. 189cm 85kg의 유럽형 피지컬은 자연스레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과 ‘학범슨’ 김학범 감독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물론 아마와 프로의 차이는 컸다. 김동준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이것이 프로 무대구나하고 느꼈다.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준은 팀에서 막내에 속하지만 경기장에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큰 소리로 승부욕을 드러낸다. 그는 “내 스타일이다. 소리를 지르면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실수가 반복된다. 형들에게 소리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를 욕심이 많은 선수라고 말한다. 김동준은 “별명이 애 어른이다. 지인들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온다는 애기를 한다. 나는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 많은 관중 앞에서도 냉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나의 점수는 40점이다. 자신에 대한 평가가 냉정한 편이다. 욕심이 많아서 그렇다. 장점인 빌드업과 공중볼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말 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동준의 좌우명은 ‘열심히 보다 잘해야 한다’이다. 스포츠에서 과정은 잘한다는 평가에서 나온다. 그래서 연습 때도 잘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골키퍼는 아니었다. 김동준은 초등학교 6학년까지 센터백으로 뛰었다. 장신을 활용해 상대 공중볼을 사전에 끊는 작업에 희열을 느꼈다. 그는 “상대 공격수를 상대로 먼저 공을 따내는 게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골키퍼는 정말 재미없다. 넘어지면 아프고 실점에 대한 부담감도 생긴다. 경기 중에는 이런 생각이 안 들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가끔 골키퍼를 선택할 걸 후회하기도 한다”

K리그서 만난 공격수 중에 가장 위협적이었던 선수는 ‘라이언킹’ 이동국이었다. 김동준은 “개인적으로 포스트플레이를 싫어한다. 그래서 전북전에 김신욱형이 안 나오길 바랐다. 그런데 이동국형도 굉장했다. 왜 지금까지 최고 자리에 있는지 알 것 같았다”고 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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