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원의 프리즘] '코빅' 장동민 잘못없다? 분명 잘못이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코미디빅리그'가 프로그램 편성 이후 가장 큰 벽에 부딪혔다.

7일 한부모가정 권익단체 '차별없는 가정을 위한 시민연합'(이하 '차가연')은 서울서부지검에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빅리그'의 코너 '충청도의 힘'에 출연한 개그맨 장동민, 황제성, 조현민과 프로그램 연출을 맡고 있는 박성재 PD를 포함한 관련 제작진, 그리고 tvN 김성수 대표를 모욕죄 혐의로 고소했다.

차가연은 선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시청자들의 분노에 이어, 회원들의 제보로 인해 모욕죄 고소를 했고 해당 논란은 사건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이날 tvN 측은 코너 폐지 소식을 전하며 "모든 건 제작진의 잘못이며, 제작진을 믿고 연기에 임한 연기자에게도 사과의 말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모든 건 우리의 잘못"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는 2004년 개그맨 데뷔 이후 약 10여 년 간 방송 활동에 몸 담으며 개그 무대에 섰던 장동민을 포함해 황제성과 조현민을 이상하게 감싼 제작진의 처사였고, 공식 입장이 나간 이후에도 네티즌들의 공분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제작진이 짜준 대본이라 할 지라도 관록이 있는 개그맨들 스스로의 '판단'을 통해 걸러졌어야 하는 소재였다.

코미디를 하는 개그맨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얘기가 '개그 소재'다. 개그맨들은 "한국에서 개그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하고, 성역없는 개그를 꿈꾼다. 하지만 많은 개그지망생 혹은 개그맨들이 꿈이라 말하는 '무대'에 오를 때는 그만큼 짊어진 무게를 느껴야 한다. 단순히 작가들이 써준 대본으로 '연기'를 하는 연기자가 아니라 자기 또한 코너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얘기다.

장동민은 앞서 논란의 전적이 있는 개그맨이다. 무대 위에서 보답하겠다고 했지만, 무대 위 개그 탓에 논란에 섰다. 또 '코미디빅리그'의 제작진과 tvN 대표에게까지 책임을 물어, '코미디빅리그' 뿐만 아니라 tvN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됐다.

그동안 '코미디빅리그'가 인기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트렌드를 빠르게 선도해 개그 소재로 사용한다는 것과 지상파 방송에서는 하기 힘든 트랜스젠더,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 브랜드명 등 예상 외의 행보를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개그라 해도 편부모 가정 아이에게 "이렇게 된 것이 너의 탓"이라고 말을 하며 그 안에서 웃음을 주려했던 것은 도를 지나친 행동이었다.

'충청도의 힘' 코너는 결국 한 회 방송만에 폐지를 맞았다. 2쿼터 2라운드 녹화가 지난 5일 있었지만, 6일에 논란으로 퍼졌고 결국 오는 10일 방송에서 해당 코너는 편집, 그리고 앞으로도 '충청도의 힘' 코너는 볼 수 없다. '장동민의 새 코너'라고 힘차게 소개된 코너가 장동민의 논란으로 끝이 났다. 제작진은 장동민의 잘못이 아니라고 했지만 이는 분명 제작진을 포함한 황제성, 조현민, 그리고 장동민의 잘못이다.

[장동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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