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무도' 우주여행, 대체 누구를 위한 도전인가?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무한도전'은 굳이 우주에 왜 가려는 걸까.

의미는 찾으면 있다. '무한도전'이 우주로 진입하는 순간 예능 역사가 새로 쓰인다. 최초로 우주에 닿은 예능. 이미 전무후무한 역사를 쓰고 있는 '무한도전'이 자신들의 발자취를 지구를 넘어 우주에 찍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안전 문제와 비용 부담의 우려까지 감수하며 꼭 도전해야 하는 목표인지는 의문이다.

'무한도전'이 추진하는 우주여행은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았다. 다만 여러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일반인이 참여 가능한 우주 상품 중 대략 두 가지 방안이 예상된다. 열기구에 연결된 캡슐에 몸을 싣고 고도 30km 정도의 성층권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시나리오와 로켓 발사 없이 비행선에 실린 우주선을 공중에서 추진시켜 고도 100km 정도까지 도달하는 시나리오다.

현실적으로 첫 번째 방안이 유력한데, 문제는 두 방안 모두 상용화되지 않아 아직 안전에 대한 불안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애당초 우주여행의 시작은 멤버들의 자발적 의지가 아니었다. 제작진의 계획과 추진만으로 멤버들을 우주로 보내는 게 과연 올바른 계획인가. 멤버들의 안전은 제작진이 보장할 수 있는가.

비용도 문제다. 우주여행 추진부터 시행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막대한 비용은 고스란히 시청자들의 부담으로 다가올 게 뻔하다. 가뜩이나 최근 PPL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시청자들의 불만이 나오는 '무한도전'이다. 비용 충당을 위해 간접광고만 잔뜩 끌어들인다면 '무한도전'의 완성도는 떨어지고 시청자들의 불편만 초래할 뿐이다.

얼마나 통쾌한 웃음과 절절한 감동을 줄지도 미지수다. 그동안 '무한도전'이 도전했던 레슬링, 조정, 레이싱, 댄스스포츠 등은 멤버들의 땀과 눈물이 담긴 노력 끝에 얻은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웃음도 있고 감동도 컸다.

우주여행은 멤버들의 노력으로 좌우되는 수준의 프로젝트가 아니다. 우주여행에 적합한 멤버가 추려지면 비용을 지불하고 우주여행에 참여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도전 과제보다 웃음이나 감동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은 것이다.

연출자 김태호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동심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라고 했다. 누구의 '동심'인 건지 묻고 싶다. 혹시 '무한도전'을 향한 지나친 기대감에 꼭 새로운 것을 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빚은 지나친 '욕심'은 아닌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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