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돌아와요 아저씨', 시청률로 섣부른 판단 말아요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시청률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전작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과 비교해 한참 떨어지는 수치다. 그러나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극본 노혜영 연출 신윤섭)를 시청률로만 섣불리 판단한다면 섭섭하다.

‘돌아와요 아저씨’는 죽음 이후 180도 다른 인물로 환골탈태해 현세로 돌아온 두 저승 동창생한기탁(김수로)과 김영수(김인권)가 각각 한홍난(오연서), 이해준(정지훈)으로 다시 한 번 세상을 살아가며 사랑과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가는 휴먼 판타지 코믹 드라마. 웃음 속에 감동이 묻어있는 작품이다.

저승 동창생의 역송체험이라는 판타지적 요소와 그 과정에서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만큼 ‘돌아와요 아저씨’의 주된 감성은 코믹이다. 상남자 한기탁이 빼어난 미모의 한홍난이 되고, 야수 같았던 김영수가 탄탄한 초콜릿 복근을 가진 이해준이 되면서 터진 두 사람의 코믹 연기가 제대로 물올랐다.

‘돌아와요 아저씨’라 가능한 이색 케미 역시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한기탁과 김영수가 남녀로 만나 생긴 미묘한 감정이나 여자가 된 한기탁이 송이연(이하늬)과 선보이는 여여(女女) 케미는 색다른 케미를 만들어내며 신선한 재미를 준다.

그러나 코믹함만 존재하지 않는다. 억울하게 죽은 한기탁, 김영수가 자신의 죽음을 둘러싼 오해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더욱 부각시킨다. 송이연을 위해 모든걸 바친 한기탁과 가족들을 위해 헌신했지만 자살이라는 오해 속에 세상을 떠나 김영수의 이야기는 개인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넘어 현대 사회를 사는 시청자들에게 공감마저 불러 일으킨다.

특히 2일 방송된 3회에서는 김영수와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이가 눈물샘을 자극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온 인생을 바쳤지만 결국 그렇게 온 인생을 바친 것이 가족의 불행이 되어버린 김영수의 이야기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그런 남편, 아빠, 아들을 그리워하는 남겨진 가족들은 ‘돌아와요 아저씨’가 단순히 코믹만을 다루진 않는다는 것을 알게 했다.

비록 시청률은 한자릿수고, 경쟁작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인기는 뜨겁다. 다소 아쉬운 출발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돌아와요 아저씨’는 방송 3회 만에 적절한 웃음과 감동을 혼합시켜 작품의 특성을 제대로 전달했다. 방송 초반 시청률로만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 4회는 3일 밤 10시 방송된다.

[‘돌아와요 아저씨’.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